7일 오후 부산시체육회관에서 열린 민선 9기 부산 체육정책 시민 대토론회에서 전재수 부산시장과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전재수 “야구 한 시즌 600억~1000억 소비”…사직은 생활체육·북항은 아레나 구상
“재건축 연기된 것 아니다”…상인 “장사·상가 거래 이미 영향, 빨리 결정해 달라”
부산=이승륜 기자
“북항에 야구장이 간다는 말이 나온 뒤 상가 거래도 안 되고 권리금도 없어졌습니다. 빨리 좀 결정해주십시오.”
부산 사직야구장의 운명을 둘러싼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우려가 ‘야구장 존치냐 이전이냐’를 넘어 주변 상인들의 생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사직과 북항을 모두 살리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정책 결정이 늦어지는 것 자체가 상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호소까지 나왔다.
7일 오후 부산시체육회관에서 열린 민선 9기 부산 체육정책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북항 돔 아레나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사직야구장 주변 상권의 미래를 묻는 질문이 집중됐다. 김재영 부산시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사직야구장은 부산의 상징인 동시에 소상공인 생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라며 재건축 일정과 노후 시설 안전 문제, 북항 돔 건립에 따른 상권 영향, 상인 의견 반영 방안 등을 물었다.
전 시장도 야구장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작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야구 한 경기에 10억 원 정도의 소비가 이뤄지고 60경기를 하면 한 시즌 600억~1000억 원 가까운 소비가 발생한다”며 “상인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를 당연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야구장 주변에서 장사하는 분들에게 손해를 감수하라고 할 권한은 저에게 없다”며 “상인들이 생업을 포기할 정도로 어려워지는 상황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도 사직야구장을 어떤 형태로 재건축할지, 프로야구 경기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지 등 핵심적인 청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 시장은 대신 사직과 북항의 역할을 분리하는 구상을 거듭 제시했다. 그는 “북항 돔 아레나는 야구 전용 시설이 아니라 아레나가 중심”이라며 “사직야구장을 떼어내 북항으로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사직 일대는 야구를 중심으로 생활체육 기능을 강화하고, 북항은 대규모 공연과 스포츠 등을 소화하는 복합 아레나를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멈춘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전 시장은 “행정적으로 일정이 연기된 것은 아니다”며 “원래 계획대로 하더라도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꼼꼼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시간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론회 막판 사직야구장 주변에서 영업한다는 한 상인이 직접 마이크를 잡으면서 분위기는 다시 무거워졌다. 그는 북항 돔 논의가 시작된 뒤 상가 거래가 줄고 권리금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조속한 결론을 촉구했다. 사직야구장의 향방이 단순한 체육시설 재배치를 넘어 주변 상권과 부동산, 생활체육 인프라까지 얽힌 문제라는 점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전 시장은 전날인 전날 원도심 타운홀 미팅에서도 “사직야구장도 잘 되고 북항 돔 아레나도 잘 되는, 부산 시민 전체가 잘될 수 있는 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체육계 관계자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생활체육·전문체육·포용체육·체육산업·체육시설 등 5개 분야의 정책을 논의했다. 전 시장은 “지원은 두텁게 하되 간섭은 하지 않겠다”며 국공유지를 활용해 부지 매입 부담을 줄이고 생활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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