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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북중미월드컵 탈락이 단순한 축구 게임이라고?

중국의 어느 매체가 이번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32강에도 못 올라간 것에 대해 너무 심하게 감독을 힐난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48강에도 못 낀 중국이나 이탈리아는 뭐가 되느냐는 것이다.

북중미월드컵 탈락이 단순한 축구 게임이라고?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중국의 어느 매체가 이번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32강에도 못 올라간 것에 대해 너무 심하게 감독을 힐난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다면 48강에도 못 낀 중국이나 이탈리아는 뭐가 되느냐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워낙 축구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유럽에서 상대 팀들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이번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불참이라는 믿기 어려운 기록을 남겼다. 축구 강국인 이탈리아가 이런 지경에 빠진 것을 보고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통용될 만하다.

중국은 이탈리아와는 다르게 아직 본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다. 인구는 14억 명이나 되는데 11명으로 구성하는 축구팀 하나 못 갖고 있어 국제 축구 경기 때마다 수모를 당하는 나라다. 내가 중국에 갈 때마다 그들은 우리나라 축구팀의 성적과 심지어 선수 이름까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부러워했다.

대한민국은 오래전부터 아시아 축구 강국으로 군림하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세계 4강까지 올라갔던 팀이다. 그런데 이번에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최강의 구성원에 최고로 유리한 대진까지 얻고도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작전 때문에 32강 탈락이라는 결과에 화가 난 것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나는 이탈리아 카라라 지방에 출장 가 있었다. 대한민국과 이탈리아가 경기를 갖게 되어 있어 동네 카페에 가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TV 시청을 했다. 그때 이탈리아 할머니, 아줌마 할 것 없이 대한민국팀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었다. 우리는 당시 북한 소식은 통제되고 있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있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북한대표팀에 이탈리아가 졌었기 때문에 남한도 북한이나 마찬가지로 무서운 저력의 팀이라고 했다. 무려 20년 전 일을 동네 사람들은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승부는 이탈리아가 3:2로 신승했기 망정이다. 우리가 이겼더라면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그 사람들에게 축구는 생활의 중요한 일부였다.

2000년대 중반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Reusch라는 골키퍼 장갑 본사에서 전 세계 딜러 미팅이 있었다. 나는 한국 대표로 참석하고 있었는데 폴란드 대표가 내게 오더니 한국은 축구 잘하는 무서운 나라라며 경의를 표했다. 2002년 우리가 4강까지 올라갔을 때 첫 제물이 폴란드였다. 작년 동유럽 여행을 갔을 때 만난 폴란드 여행객도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이탈리아를 격파했을 때, 남북한 모두 이탈리아를 패배시킨 것이 현실화했다. 당시 나는 Kappa 한국 사장이었을 때 대전구장에서 이탈리아 Kappa 본사 직원들과 같이 경기를 관전했다.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들이 아주르 색채의 Kappa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안정환 선수가 골든볼로 우리가 이겼을 때 이탈리아에서 온 본사 직원들은 갑자기 사색이 되었다. 원래는 끝나고 같이 회식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대로 흩어졌다. 나중에 이탈리아에 갔을 때도 이탈리아가 한국팀에게 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심판을 매수해서 이겼다며 억지를 부렸다.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은 호텔 기물을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 따라서 Kappa의 이미지가 나빠져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월드컵 성적은 이처럼 우리 국민에게 평생 따라다닌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대회에서의 대한민국 대표팀이 죽을 쑨 게임 내용도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남아공 전에 손흥민 선수를 선발 출전시키지 않은 것도 이미 세계적 화제가 되어 있으니 그 얘기도 나올 것이다. 우리가 만만했던 남아공과의 한 게임만이라도 잘했으면 상황은 반대가 될 수도 있었다.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진 허무한 그 게임에서의 패배와 32강 탈락은 앞으로도 영원히 온 국민의 응어리로 남게 될 것이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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