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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북·미 모두 한국에 불만 표출…흔들리는 ‘페이스메이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추진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대북 유화 메시지에 한국 정상 차원에서 첫 입장을 내고 힘을 실어준 것이다.

북·미 모두 한국에 불만 표출…흔들리는 ‘페이스메이커’

이 대통령, 트럼프에 “대화 결단”

‘가교’ 위해 한·미 현안 해결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추진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대북 유화 메시지에 한국 정상 차원에서 첫 입장을 내고 힘을 실어준 것이다.

객관적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예상한다면서 한국에는 호르무즈 해협 기여가 없다고 재차 불만을 표했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북·미 정상 간 관계는 “훌륭하다”면서도 “‘자주국방’과 ‘독자적 군사력 확보’를 운운한 이재명의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한국이 북·미 정상외교 과정에서 배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미투자 등 한·미 간 이견을 보인 현안 해결과 막후 외교에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밤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금번 한·미 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 결단이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거쳐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닷새째 언급하면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돕지 않았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정부 안팎 ‘패싱’ 위기감…“주변국 막후 외교 통해 대화 여건 조성 주력을”

그는 “한국은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의 60%를 들여오는데도, 내가 ‘도움을 주겠느냐’고 물으니 ‘사양하겠다’고 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김여정 부장은 20일 담화를 내고 “단 한번의 합동군사연습 축소에 국가안보가 통째로 흔들리는 나라가 바로 국방과 안보를 외세에 내맡기고도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차고 넘친다’고 자평하는 한국이라는 실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한국의 “무기 체계와 전력 규모 측면”을 거론하며 “차고 넘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이 전날 입장문에서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며 우호적인 북·미 정상의 관계를 재확인한 점과 대비된다.

이를 두고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에게) 실명에 가까운 비난을 하면서 향후 북·미 대화 국면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구도의 예고”라고 했다.

북·미 모두 한국 정부에 불만을 표하면서 향후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될 경우 한국이 배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 안팎에선 북·미 대화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2018~2019년과 달리 이번엔 줄어든 입지를 염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가 당사자이고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패싱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큰 다음달 유엔 총회 등을 통해 북·미 대화 과정에 관여할 기회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총회는 미국 뉴욕에서 다음달 22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이 기간 미·중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막후 외교에 주력하며 미국 움직임을 뒷받침해야 북·미 대화 전반에 관여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북한과 우호적인 중국 등 주변국 외교 중심으로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주요한 발표나 스포트라이트는 미국에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미투자 등 미국과 이견을 보인 현안의 해결 속도를 높여 북·미 대화 추진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두고 “실질적 기여 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미 측과 계속 긴밀하게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한 점도 미국 측 불만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성철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를 앞둔 미국은 빠른 대미투자를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에서 원하는 카드를 맞춰가며 북·미 대화에 관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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