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 주택시장은 타 지방자치단체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등으로 집값 상승 및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천시는 여전히 미분양관리지역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 주택시장은 타 지방자치단체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구글제미나이 생성
1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천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미분양 해소 저조’ 사유로 미분양관리지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이 1천 가구 이상이고 공동주택 재고 대비 미분양 비율이 2% 이상인 지역 가운데 미분양 증가나 해소 저조, 향후 미분양 발생 우려 등의 요건을 충족할 때 지정된다.
국토교통부 미분양주택현황을 보면, 이천시의 미분양 주택(7월 기준)은 1천194가구로 집계됐는데, 이는 경기도 내에서 평택시(3천511가구), 양주시(2천125가구) 다음으로 가장 많은 미분양 건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이천시의 미분양 문제는 반도체 산업 성장과 SK하이닉스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지역 내 매수 수요는 공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도체 호황이 지역 내 집값 상승으로 직결되기보단 이천시 거주자의 소득 증가와 수도권 선호 지역 주택 매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천시는 반도체 산업이 창출한 소득이 지역 내 주택 매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반도체 수혜 지역과 차이를 보인다. 대기업 종사자들이 실제로 어느 지역에 거주하고 어느 곳의 주택을 매입하는지는 교통과 학군, 생활편의시설, 상권, 미래 가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천시에서 발생한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는 지난달까지 총 1천368건으로 집계됐는데, 같은 기간 반도체 사업장을 둔 화성시 동탄구에서 발생한 계약 건수는 7천268건으로 나타났고, 평택시는 5천400건, 수원시 영통구는 4천447건으로 신고됐다.
기업 통근버스와 도로망을 통해 이천사업장 출퇴근이 가능한 주거 범위가 넓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직장과의 거리보다 교육·생활환경과 자산가치를 중시하는 수요자에게 이천의 직주근접 이점만으로는 지역 내 주택 매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천시의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선 단순한 반도체 업황보다는 주거·교육·교통·의료 등 상업 기능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천시는 도농복합도시 성격이 강하고 대규모 주거지와 생활 인프라의 집적도가 낮아 산업 호재가 곧바로 주거 수요와 자산가치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역세권 개발과 광역교통망 개선 기대감은 있지만, 수요자들이 이를 단기간 내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시장 공급 부담과 미분양 문제가 남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동탄, 용인 수지, 분당처럼 교육·상권·교통·주거 선호도가 이미 형성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천이 반도체 산업의 수혜를 주택시장 회복으로 연결하려면 교통망 확충뿐 아니라 직주근접 수요를 끌어올 생활편의시설, 교육시설, 상권과 지속적인 인구 유입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에서 분양보증을 받으려는 사업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사전심사를 거쳐야 하며, 양호 또는 보통 판정을 받아야 통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분양보증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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