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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험 M&A '투자비 게임' 본격화...K-ICS 비율 방어가 핵심 변수

IB 업계는 한투가 타 지주 대비 리스크 감내 능력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며, MG손보나 롯데손보를 통해 카카오뱅크 등 기존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전망한다. ​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보험 M&A '투자비 게임' 본격화...K-ICS 비율 방어가 핵심 변수

KDB생명·롯데손보·MG손보 매물 동시 부상...

IB업계 "단순 가격 경쟁 끝났다… 인수 후 ‘자본 블랙홀’ 크기 측정 전쟁"

금융위원회와 국무총리실이 최근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생명 매각을 재가하는 등 보험 인수·합병(M&A) 시장이 재가동되고 있으나, 시장의 온도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매물은 풍부해졌지만 거래 성사 가능성을 바라보는 투자은행(IB) 업계의 시각은 더욱 보수적으로 변했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가치 평가 기준이 자산 규모에서 보험손익과 자본 건전성으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단순 인수가격이 아닌 인수 후 투입해야 할 ‘총 투자비(Total Investment)’가 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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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는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예보 주도 매각) 등 주요 매물들이 나와 있다.

여기에 일부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지사까지 잠재 매물로 거론되며 공급은 충분한 상태다.

그러나 원매자들은 철저하게 실익을 따지는 ‘매수자 우위’의 선별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보험 M&A가 가격 게임에서 자본 적정성 게임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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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가 0원이라도 무섭다"… K-ICS가 만든 자본 장벽

​최근 보험 M&A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다.

과거에는 인수가격만 낮추면 딜 클로징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인수 즉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K-ICS 비율 150%를 맞추기 위해 얼마를 더 쏟아부어야 하는지가 본질적인 문제로 평가받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인수한 순간부터 자본 확충의 굴레에 빠질 수 있다”며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제도 아래서 자본 건전성이 취약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에 깔려 있다”고 전했다.

결국 '얼마에 사는가'보다 '얼마를 더 넣어야 하는가'라는 증자 규모가 투자 판단의 최우선 순위가 된 셈이다.

◇ ​‘고위험 배팅’부터 ‘정책적 정리’까지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들은 각각의 리스크 구조와 투자 성격이 뚜렷하게 갈린다.

​예별손해보험 = 국고 지원을 전제로 한 '턴어라운드' 시험대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주도하는 예별손보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매물이다. 예별손보는 가교보험사 전환을 거쳐 예별손보로 재편된 뒤 첫 공개입찰이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예비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등 3곳이 참여했고, 이후 약 5주간 실사를 거쳐 3월 말 본입찰까지 진행되면서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이번 매각은 과거와 달리 노조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부담이 일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1조 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IB 업계에서는 인수가 자체가 상징적인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관건은 예보의 자금 지원 규모(약 4,000억~5,000억 원)가 인수자의 증자 부담을 얼마나 상쇄해주느냐다.

실질 인수가가 ‘0원’에 수렴하더라도 기존 부실 자산의 클린업 비용과 장기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원매자만이 끝까지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 = CSM의 매력과 밸류에이션의 간극

롯데손보는 대주주 JKL파트너스의 엑시트 시점과 맞물려 가장 주목받는 ‘균형형’ 매물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경영실태평가를 근거로 경영개선요구를 부과했으며, 회사 측이 제출한 개선계획은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승인된 바 있다.

이후 제기했던 행정소송도 취하되면서 매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동시에 가격 하향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매각 주관사를 JP모건에서 삼정KPMG로 교체하고, 최대주주 측 인사를 이사회에 선임하는 등 매각 실행력을 높이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

롯데손보는 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 보험 비중을 확대하며 확보한 보험계약마진(CSM) 총량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즉, 현금흐름 창출 능력 면에서는 검증이 끝났다는 의미다.

다만, 과거 K-ICS 비율 방어를 위해 발행한 고금리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비용이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현재 매도 측은 2조 원대의 몸값을 원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인수가 1조 원에 추가 자본 확충 5,000억 원 등을 합산한 1.5조 원 내외를 적정가로 산출하고 있다.

이 5,000억 원 이상의 밸류에이션 간극을 좁히는 것이 딜 성사의 핵심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실사 및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K-ICS 비율이 당국 권고 수준에 못 미치는 점과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여전히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사진/ 롯데손보

KDB생명 = 누적된 매각 피로도와 구조적 이자율 리스크

KDB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매각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며 7번째 매각 절차가 본격화됐다.

국유재산법 개정 이후 첫 적용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산업은행의 장기 매각 과제인 KDB생명은 ‘정리’의 성격이 짙은 매물이다.

매각 절차의 확실성은 높지만,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 비중이 높아 금리 변동에 따른 부채 평가액 리스크가 타 매물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조만간 매각 공고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투자금융지주, 교보생명, 태광그룹 등 잠재 원매자들과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는 “대형 금융지주가 맡기에는 그룹 전체의 자본 적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보험업 진출을 노리는 전략적 투자자(SI)가 저렴하게 인수해 자산운용 효율화와 운영비 절감에 집중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라고 분석한다.

사진/ KDB생명

◇ 한국투자 vs 하나… ‘절박함’과 ‘자율성’의 전략 대결

​인수 주체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원매자로 꼽히는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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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다.

증권과 자산운용 중심의 수익 구조는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험사가 제공하는 안정적인 장기 저리 자금 조달 창구(Cash Cow) 확보가 절실하다.

IB 업계는 한투가 타 지주 대비 리스크 감내 능력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며, MG손보나 롯데손보를 통해 카카오뱅크 등 기존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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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이미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어 ‘반드시 사야 한다’는 절박함보다는 ‘덩치를 키워 시너지를 내겠다’는 선택적 접근이 가능하다.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숙제는 여전하지만, 무리한 인수로 그룹 전체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기조가 강하다.

따라서 즉시 이익 기여가 가능한 롯데손보 같은 매물에 한해 보수적인 가격 제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IB 업계가 주목하는 3대 숨은 변수: 할인율·PF·CSM

​전문가들은 드러나지 않는 세 가지 실무적 변수가 딜의 최종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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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할인율 현실화 로드맵’이다. 금융당국이 보험 부채 평가 시 적용하는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보험사들의 부채 평가액은 향후 수년간 자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인수 후 예상치 못한 추가 증자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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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부동산 PF 부실’이다. 보험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 채권의 질에 따라 실질 자산 가치가 대폭 깎일 수 있다.

실사 과정에서 이 우발 채무 리스크를 얼마나 정밀하게 발라내느냐가 가격 협상의 본질적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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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CSM의 질(Quality)’이다. 단순히 재무제표상 숫자가 높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해약률과 손해율 가정을 얼마나 보수적으로 설정했는지가 관건이다.

IB 업계는 각 매물사가 설정한 ‘낙관적 가정’을 걷어낸 뒤의 실질 가치를 재산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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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경쟁이 아닌 ‘리스크 감내 능력’의 싸움

​결국 현재의 보험 M&A 시장은 전통적인 ‘최저가 입찰’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시장이다. 인수자가 감내해야 할 자본 부담과 사업 재편 리스크가 핵심 상수가 되면서, 투자 판단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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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보험 M&A는 누가 더 싸게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인수 후의 ‘자본 블랙홀’ 크기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고 이를 메울 체력을 가졌느냐의 싸움”이라며 “최종 승자는 인수가격이 아니라 자본력과 정교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한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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