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보이스피싱 사건, 억울함보다 사실관계 정리가 결과 가른다

그에 따르면 조직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 텔레그램, 이메일, 통화 녹음 등은 물론, 구글 위치기록이나 내비게이션 이용 내역처럼 당시 행적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도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다. 또한 박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사건, 억울함보다 사실관계 정리가 결과 가른다

법률사무소 A&P의 박사훈 대표 변호사

최근 보이스피싱 하위가담 사건에서 무죄와 불송치 사례를 잇달아 이끌어온 법률사무소 A&P의 박사훈 대표 변호사가, 이른바 전달책·송금책·인출책·계좌제공 등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결국 결과를 가르는 것은 감정적인 억울함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정리와 구조화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하위가담 사건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범죄임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실무에서는 그러한 진술 자체보다 외부에 나타난 정황과 자료가 어떻게 정리되어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전달책, 송금책, 인출책 또는 계좌제공으로 인한 자금세탁책 등 그 명칭과 관계없이, 하위가담 사건의 핵심은 결국 피고인이나 피의자가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했는지 여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 부분이 단순히 본인의 말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대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라고 보면서도, 그 판단은 행위자의 진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 당시의 상황 등 구체적 사정을 토대로, 일반인의 관점에서 범죄 발생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까지 고려해 추인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도15470 판결).

박 변호사는 “결국 ‘억울하다’, ‘범죄인 줄 알았으면 했겠느냐’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라며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은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외부에 드러난 행동과 당시 정황, 그리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 판례들을 보면, 결국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은 여러 정황의 이례성”이라며 “통상적이지 않은 고액 일당, 비대면 지시,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대방과의 반복적 연락, 텔레그램 등 비일상적 수단의 사용, 고액의 현금 전달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적어도 본인에게만큼은 그러한 상황이 이례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사건에서는 단순히 변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처음 범죄에 가담하게 된 경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조직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 텔레그램, 이메일, 통화 녹음 등은 물론, 구글 위치기록이나 내비게이션 이용 내역처럼 당시 행적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도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다.

또한 박 변호사는 “단순히 대화 내용만 정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본인의 사회적 경험, 법적·금융적 지식 수준, 당시 경제적 사정, 개인적 배경과 성향 등도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함께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는 점은 결국 말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판례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입증하는 방식으로 다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모든 사건에서 무조건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무죄를 주장한다고 하여 모두 인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변호사는 “사건 구조와 증거관계에 따라 무죄 주장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소유예나 집행유예가 보다 현실적인 목표가 되기도 하고, 실형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하는 사건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막연히 억울함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건 구조에서 무엇이 가능한 목표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억울하게 연루된 하위가담자들도 어떤 측면에서는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러나 범죄에 연루되었고 실제 피해자가 발생한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를 바탕으로 법적으로도 침착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감정적으로만 대응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리된 사실관계와 자료를 바탕으로, 판례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대응해야만 상황의 악화를 막고 일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