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과실 책임’ 리스크 선제 대응
인뱅 3사, 내년 시중은행 연합 고려
민재호 카카오뱅크 FDS 팀장이 6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회 금융범죄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연구원 유튜브 생중계 캡쳐)
금융사가 보이스피싱 범죄 책임을 나눠 갖는 ‘무과실 배상책임’이 가시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국내 최초로 ‘기술 연대’를 통한 공동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개별 은행의 보안 장벽을 넘어 인공지증(AI) 모델의 핵심 설정값만 주고받는 ‘연합학습’ 모델을 6월부터 전격 가동해 고도화된 시나리오형 범죄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재호 카카오뱅크 FDS 팀장은 6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회 금융범죄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인터넷전문은행권의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한 연합학습 모델 구축 성과를 공개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참여한 이 모델은 각 은행의 민감한 고객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으면서도, AI 모델의 보안 설정값(패러미터)만 안전하게 교환해 사기 탐지 역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민 팀장은 “각 행에서 발생하지 않았지만 업권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기 패턴들을 미리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 3사는 6월 중 실제 운영에 들어가며, 내년에는 시중은행과의 연합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민 팀장은 “금융범죄는 이제 개별 은행이 단독으로 막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기술 협력, 데이터 협력 등 연대한다면 신종 범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타 은행과의 대외 협력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재호 카카오뱅크 FDS 팀장이 6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회 금융범죄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금융연구원 유튜브 생중계 캡쳐)
이 같은 기술적 연대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사 책임 강화’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금융안전과장은 이날 발표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법안의 3개 축 중 하나인 ‘금융사 무과실 배상책임’ 도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과장은 “보이스피싱 대응이 은행의 후선 업무로 인식되는 구조에서는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며 “금융회사의 유인 구조를 바꾸기 위해 일정 부분 책임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금융사의 과실이 없더라도 피해를 일부 배상하는 법안에 대해 쟁점 정리가 진행 중이며, 정부와 여당이 각각 TF를 구성해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적 차원의 ‘데이터 공유’ 체계도 10월을 기점으로 완성된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따라 10월부터는 일정 요건 하에 개인 동의 없이도 금융·통신·수사기관 간 범죄 의심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당국은 금융보안원의 정보 공유 시스템인 ‘ASAP’를 고도화해 의심 계좌 정보를 실시간 결합할 계획이다. 또한 10월 1일부터는 가상자산거래소도 일반 금융사와 동일하게 지급정지 및 피해 환급 의무를 지게 되며,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가상자산을 매도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실효적 구제 절차도 마련된다.
조민기 SAS코리아 상무는 “망 분리 규제 완화와 함께 신종 범죄 업데이트를 즉각 적용할 수 있는 보안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미래에는 보안의 책임과 권한이 금융사로 완전히 이전될 것”이라며 금융사의 ‘무과실배상책임’에 따른 보안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