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를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으로 직장인들은 연차휴가를 하루나 반나절 단위 뿐 아니라 2시간 단위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에서 ‘반반차’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제도가 법률로 보장되는 셈이다. 공무원들도 진작부터 시간 단위 연가를 사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과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직업안정법, 사회적기업 육성법 등 노동부 소관 4개 법률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기존 일(日) 단위 사용을 전제로 했던 연차휴가는 앞으로 시간 단위 및 일수 범위 안에서 분할 사용이 가능해진다.
사용자가 노동자의 연차 사용을 이유로 임금 삭감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번 제도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미 익숙한 ‘반반차’ 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일부 기업들은 연차를 2시간 단위 등으로 쪼개 사용하는 ‘반반차’ 제도를 운영해왔다. 병원 진료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전날 늦은 일정으로 다음날 아침 제 시간 출근이 어려울 때 활용하는 직장인이 많았다.
특히 ”병원 한 번 가려고 연차 하루를 통째로 써야 했다”거나 “잠깐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눈치를 봐야 했다”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선호도가 높았다.
반면 반반차 개념이 없는 기업의 직원들은 “같은 직장인인데 회사에 따라 복지가 갈린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제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반반차 사용 경험담과 도입 여부를 묻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기도 했다.
노동부는 이번 개정으로 노동자의 휴식권과 근무 유연성이 함께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로시간 관련 제도도 일부 완화된다. 기존에는 노동자가 4시간 근무하면 30분의 법정 휴게시간을 가진 뒤 퇴근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노동자가 원할 경우 휴게시간 없이 바로 퇴근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닐하우스 등 불법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노동자 주거환경 개선이나 상담·교육 지원 사업을 진행할 경우 정부가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 것인데, 이는 고용주에 무게추가 쏠린 고용 부담을 국가가 나눠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
채용시장 규제도 강화된다. 취업포털 등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공표된 사업장의 경우 이를 구인광고에 표시해야 한다. 또 구인자 신원이 불명확하거나 해외 취업 광고에서 근무지 정보가 모호한 광고는 게재할 수 없게 된다.
허위·과장 구인광고에 대해서는 정부가 수정이나 게시중지, 삭제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도 생긴다.
노동부는 “캄보디아 취업사기와 같은 고수익 미끼형 불법 구인광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사회적기업이 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 협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제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회적기업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는 연 2회에서 1회로 완화된다.
이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법 개정은 노동자와 구직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과 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월요신문=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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