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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베네수 최악 강진 실종자 5만명인데…구조 골든타임 끝나간다

베네수엘라에 126년 만에 최악의 연쇄 강진이 발생해 최소 920명이 숨지고 5만1000명이 넘게 실종된 가운데 실종자 구조를 위한 ‘72시간 골든타임’이 끝나가고 있다.

국제일반

베네수 최악 강진 실종자 5만명인데…구조 골든타임 끝나간다

중앙일보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 126년 만에 최악의 연쇄 강진이 발생해 최소 920명이 숨지고 5만1000명이 넘게 실종된 가운데 실종자 구조를 위한 ‘72시간 골든타임’이 끝나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지진 발생 후 첫 48∼72시간을 생존자 구조에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간주한다. 이 시간이 지나면 수분 공급 문제 등으로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실종자 상당수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부 지원이 부족해 현장 구조 작업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소방관이 손전등도 없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야간 수색에 나섰고, 일부 시민들은 가족과 이웃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직접 잔해를 파헤치며 수색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지진이 발생한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지며 금속 문을 들어 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일부 매몰자들은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날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 지역에서는 한 생존자가 6층짜리 건물이 무너진 잔해 속에서 무사히 구조됐다. 특히 한 라과이라주 주민은 아파트 붕괴 현장에 매몰된 16살, 22살 두 딸을 구조하기 위해 조그만 구멍 사이로 들려오는 딸들의 목소리를 따라 몇 시간 동안 홀로 잔해를 파헤친 끝에 겨우 이들을 구해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그러나 생존자들을 돌볼 의료 환경은 역시 대단히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네수엘라 국립 의학 아카데미 전 원장인 후니아데스 우르비나-메디나 박사는 CNN에 “병원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돌볼 방법이 없다”며 “의료용 가스, 진통제, 마취제나 항생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구조대원들이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나마 운영 중인 병원에도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의료진이 정맥 주사용 식염수로 손을 씻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영리단체 베네수엘라 의사 연합 소속 하이메 로렌조 박사가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진에 대한 공포가 이어지며 라과이라 일대는 사실상 거대한 대피소가 됐다.

일부 주민은 공항 인근 상점에서 화장지나 음식 등 생필품을 실어 나르고 있고, 약국 주차장은 방수포, 해먹, 텐트 등이 가득 들어찬 임시 대피소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은 겨우 손에 넣은 기저귀 한 팩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바닥에 몸을 던져 기저귀를 감싸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번 지진으로 최대 676만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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