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현직 판사가 법관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관행을 없애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차기현 판사는 최근 한 법률 전문지에 ‘선관위와 헤어질 결심’을 제목으로 기고문을 썼다.
차 판사는 기고문에서 어느 부장판사에게 들은 이야기라면서 “지역 선관위 직원이 선관위원장인 그에게 결재를 받으러 왔다. 도장을 찍기 전 문건 내용 등에 관해 몇 가지 물었더니 ‘디테일한 것까지 관심을 가져주시니 참 감사하네요. 전임 위원장들은 그냥 도장만 찍으셨는데요’라는 뜻밖의 말이 돌아왔다고 한다”고 밝혔다.
차 판사는 “어느 한 직원의 무례라기보다 서로 간에 형성되어 있는 ‘구조적 무관심’의 발로에 가깝다”면서 “현직 법관인 비상근 위원장이 후보 등록, 투표소 운영, 투표지 관리, 선거운동 단속, 정치자금 사무 등 세부를 모두 꿰고 있기는 어렵다”라면서 법관이 맡아온 비상임 선관위원장 제도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차 판사는 이어 “지역 선관위원장 자리는 부장판사급 법관이 법정 밖의 공적 절차를 경험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중앙과 시·도, 구·시·군 선관위원장 자리를 모두 합치면 약 270개로 전체 판사의 약 8%, 열두세 명 중 한 명꼴”이라며 “남의 자리를 없애자는 말이 아니다. 어쩌면 나에게도 올 수 있는 자리를, 우리 스스로 내려놓자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관리위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법관 신분 그 자체가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 선거법 관련 판단 능력, 조직 관리 능력, 선거가 끝난 뒤 책임질 수 있는 자리의 무게다. 선관위와 법원이 서로를 위해 헤어질 결심을 할 때”라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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