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low
삼성화재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 1년을 맞아 첫 성적표를 내놨지만 주주와 시장의 반응은 차가운 모양새다. 외형적인 주주환원 목표는 채웠으나 핵심 지분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 환원 기준이 빠지면서 반쪽짜리 공시에 그쳤다는 평가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공시를 통해 2025년 결산 배당성향 41.1% 달성과 배당총액 8289억원(전년 대비 2.6% 증가)을 명시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고배당기업에 해당함을 공식화하며 1년 차 초기 목표를 충실히 이행했다.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주목한 핵심은 공시에서 빠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지분 강제 매각으로 거둬들인 막대한 특별이익의 환원 계획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율은 현행 금산법 한도인 10%를 넘어서게 됐다. 한도 위반을 피하기 위해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블록딜 방식으로 109만1273주(약 2275억원 규모)를 강제 처분했다.
시장은 매각 차익의 환원 여부에 주목했으나 공시에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중대한 자본 변화에 선제적 주주환원이 부재하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자주식 매각익은 배당재원에 포함해왔었고 검토 가능한 부분"이라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배당포함 여부 및 수준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삼성화재 기업가치 제고 계획, 편집=홍인택 기자
주주들의 체감도를 낮추는 요인은 또 있다. 최근 공시한 6889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과거에 사둔 '기보유 주식'을 없애는 것에 불과해 당해 연도 실질 주주환원율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신규 자사주 매입 없이 배당으로만 채운 올해 주주환원율은 41.1%를 기록했다. 막대한 이익 체력과 자본 여력을 고려할 때 사측이 제시한 '2028년 주주환원율 50%' 목표치 자체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환원 속도다. 이미 첫해에 41.1%를 달성한 만큼 향후 3년간 9%p만 올리면 되는 상황이다. 이익 성장을 방패 삼아 매년 2~3%p 수준의 소극적인 환원 확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금융당국이 IFRS17 하에서 보수적인 자본 관리 기조를 요구하고 있어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방어 등 제도적 제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평상시 자본 배치에 대한 기본 로드맵조차 밝히지 않은 것은 밸류업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업 기초체력 저하도 주주환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의 경우 2조8984억원에 그치며 연간 목표치인 3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따른 적자 전이가 전사적 이익 체력을 갉아먹는 상황에서 CSM 성장마저 둔화하며 기초체력 훼손 우려가 커지는 셈이다.
현재 삼성화재는 킥스 260%대의 자본 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장이 추정하는 자본비용(COE)은 10% 수준에 달해 자본 효율성 간극이 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형적 주주환원 목표 달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천억원대 특별이익과 초과 자본에 대한 구체적인 환원 로드맵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