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찾은 대구지역 한 대형마트. 식품 코너는 전반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다. 서고은 기자
대구지역 소비심리가 반등했지만 소비 회복세는 업종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백화점 판매는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대형마트 판매는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소비 증가가 고가품과 선택적 소비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북지방데이터청의 ‘2026년 4월 대구·경북 산업활동동향’ 따르면, 대구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백화점 판매가 11.6%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판매는 6.7% 감소하며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상품군별로도 차이가 났다. 의복과 가전제품, 신발·가방 판매는 증가했지만 음식료품과 화장품, 오락·취미·경기용품 판매는 감소했다. 소비 회복세가 전반적인 생활 소비로 확산되기보다는 선택적 소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6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1로 전월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68에서 83으로, 향후경기전망지수는 79에서 93으로 각각 오르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수입전망지수는 100으로 2포인트 상승했고, 소비지출전망지수 역시 110으로 2포인트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와 가계 상황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심리 개선이 실제 소비시장에서는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19일 오후 찾은 대구지역 한 대형마트. 매대 곳곳에 ‘균일가 무조건 1만 원' 등 할인을 알리는 안내문구가 다수 붙어 있음에도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고은 기자
소비 온도차는 현장에서도 감지됐다. 19일 오후 찾은 대구지역 한 대형마트. 입구에는 ‘초특가 할인’, ‘균일가 무조건 1만 원’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지만 매장 분위기는 한산했다. 일부 고객은 상품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기도 했다. 대용량 카트를 가득 채운 고객보다는 필요한 물품 몇 가지만 손에 쥐고 계산대로 향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은 모습이었다.
마트 내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던 김지언(33)씨는 “5~6년 전만 해도 일주일에 한 번씩 장을 크게 봤는데, 요즘은 오가다 들를 일 있을 때 와서 필요한 것만 조금씩 사고 있다”며 “온라인 배송도 편리해져 마트 방문 횟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식료품 등 필수 소비는 유지되고 있지만 옛날처럼 한 번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은 많은 줄었다”며 "온라인 배송 확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백화점은 다른 분위기다. 패션·잡화 매장을 중심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여름 상품과 시즌 할인 품목을 둘러보는 소비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식당가와 카페 역시 비교적 활기를 띠며 대형마트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소비 패턴 변화의 결과로 보고 있다. 생필품 구매는 온라인 쇼핑이나 근거리 소매점으로 분산되는 반면, 패션·가전·외식 등 체험형 소비는 백화점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와 일부 점포 운영 중단 등은 대형마트 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고물가와 온라인 쇼핑 확대, 소비 패턴 변화가 겹치면서 대형마트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 회복이 특정 업종과 품목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기 회복 기대감은 살아나고 있지만, 생활밀착형 소비는 여전히 위축돼 있어 체감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반등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이 엇갈리는 것은 소비 회복의 불균형이 드러나는 대목”이라며 “소비 회복세가 생활 소비 전반으로 확산되는지가 향후 내수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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