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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배터리만으론 부족하다"…LG 구광모가 꺼낸 '에너지 인프라 게임 체인...

| 이코노미사이언스 김준수 기자 |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서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전력이다.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순간적인 부하 변화까지 제어할 수 있는 '에너지 인프라'가 AI 산업의...

"배터리만으론 부족하다"…LG 구광모가 꺼낸 '에너지 인프라 게임 체인...

| 이코노미사이언스 김준수 기자 |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서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전력이다.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순간적인 부하 변화까지 제어할 수 있는 ‘에너지 인프라’가 AI 산업의 숨은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LG가 단순 배터리 제조를 넘어 ‘에너지 운영 기업’으로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구광모 대표가 미국과 브라질을 잇달아 찾은 행보도 이 같은 방향 전환과 맞닿아 있다. 표면적으로는 해외 사업 점검이지만, 실제로는 ‘배터리 이후’를 겨냥한 전략 점검에 가깝다.

“배터리 납품 기업 → 에너지 시스템 기업”으로의 전환

구 대표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 통합 자회사인 버테크였다. 단순 제조 공장이 아닌 ‘운영·관리 기술’을 보유한 조직을 직접 점검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그가 현장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통합 솔루션 역량으로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

이 발언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배터리 산업의 경쟁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지금까지는 얼마나 좋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배터리를 어떻게 운영하고 최적화하느냐가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 패턴이 매우 불규칙하고, 순간 피크 전력도 크다. 이 때문에 ESS는 단순 저장 장치를 넘어

전력 부하를 조절하고,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며,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 기술이 필수적이며, LG가 버테크를 통해 확보하려는 것도 바로 이 영역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SI 전문 자회사 버테크 현장의 구광모 LG회장 (사진= LG)

왜 지금 ESS인가…AI가 만든 ‘전력 쇼크’

ESS 시장이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AI가 있다. 생성형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수년 내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까지 맞물리며, 전력 저장과 분산 관리 기술은 사실상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LG는 이 흐름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확대, 북미 생산 거점 5곳 전환, 현지 공급 체계 구축 등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ESS를 현지 생산·공급하는 기업은 LG가 사실상 유일한 상태다.

‘글로벌 사우스’로 시선 이동…시장보다 ‘구조’를 본다

미국 방문 이후 구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브라질이었다. 얼핏 보면 단순한 시장 확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큰 그림이 있다.

브라질은 중남미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로, 보호무역 성향이 강하다. LG전자가 현지 파라나주에 신공장을 구축한 것도 단순 생산 확대가 아니라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내수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구 대표는 이미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브라질까지 방문하며 약 20억 인구 규모의 ‘글로벌 사우스’를 직접 점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인구 성장, 전력 인프라 확충 수요, 산업화 초기 단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향후 에너지·가전·배터리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즉, LG의 전략은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 제조 + 소비 시장을 동시에 묶는 구조 설계”에 가깝다.

결국 남는 질문: LG는 어디까지 가려 하나

이번 행보를 단순히 “ESS 강화”로 보면 절반만 본 셈이다. 핵심은 LG가 더 이상 배터리 제조기업에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배터리 → ESS → 에너지 운영 → 인프라 플랫폼' 으로 이어지는 확장 전략 속에서, LG는 AI 시대의 ‘전력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구광모 대표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공급망, 정책, 기술 변화가 빠른 상황에서 하드웨어만으로는 생존이 어렵고, 시스템 전체를 장악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AI 시대의 승부는 데이터가 아니라 전력에서 갈릴 수 있다. 그리고 LG는 그 전력의 ‘흐름’을 장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아주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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