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이소희·백하나, 中 꺾고 ‘금’
상대 ‘세계 1위’… 24년만 자존심 회복
단식 안세영도 이변·적수 없이 ‘정상’
역도 박혜정, 만리장성에 가로막혀 2위
‘개인 최고·한국 신기록’ 불구 아쉬움
대한민국 여전사들이 29일 큰일을 해냈다. 배드민턴 단·복식에서 모두 금메달이 쏟아졌고 역도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두 번 실패는 없다… 단체전 아쉬움 극복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드민턴 복식 금메달을 따낸 이소희와 백하나가 승리 직후 기뻐하고 있다. 2026.9.29 /연합뉴스
여자 배드민턴 복식 이소희·백하나(인천국제공항)가 24년 만에 다시 자존심을 세웠다. 이날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 류성수·탄닝을 2-1(26-28 21-18 21-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소희는 “오늘 경기는 120점을 주고 싶다”면서도 “단체전에서의 미안함이 남아있다. 개인전 결과는 기쁘지만 함께 준비한 선수들과 감독님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이소희·백하나의 복식 경기 패배를 시작으로 흐름을 내주며 동메달에 그쳤다.
백하나는 “너무 힘든 경기였다. 고비를 넘지 못했다면 기회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소희)언니가 마지막까지 힘을 내 뛰어준 게 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 선수는 직전 항저우 대회의 아쉬움도 돌아봤다. 백하나는 “그때도 이기고 있다가 흐름을 내준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도 잡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끝까지 버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타이트한 승부가 이어지며 체력전 양상으로 흘렀다. 3게임 도중에는 중국 류성수의 다리 경련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소희는 이보다 먼저 뒤허벅지에 근육 경련이 발생했지만 경기를 이어갔다.
이소희는 “네 선수 중 가장 먼저 쥐가 올라왔지만 최대한 버티려고 했다. 이것 때문에 4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놓치면 아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 이변도 없었고 적수도 없었다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안세영이 시상식을 마친 뒤 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6.9.29 /연합뉴스
안세영(삼성생명)이 또 한번의 새 역사를 썼다. 이날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대회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안세영은 “애국가를 들을 수 있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우승도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대회를 치를 텐데,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 스스로도 기대된다”며 “매 경기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든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충실하게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금의 안세영에겐 사실상 적수가 없다. 안세영은 “다음 목표는 다음 대회”라며 “늘 새로운 경기라고 생각한다. 계속 도전자의 입장에서 임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우승하고 싶고 매번 새롭다. 이런 마음이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직전 항저우 대회 당시 부상을 겪었던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흔들림 없이 정상에 올랐다. 그는 “많이 달라졌고, 그때 치열했던 경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자 단식 선수로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한 안세영은 “이번 대회는 90점을 주고 싶다”며 “수디르만컵 단체전이 남아 있는데, 또 한 번 열심히 준비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음 아시안게임에 대한 질문에는 “솔직히 상상은 잘 안 된다. 다만 지금보다 더 성장한 선수가 돼 있으면 좋겠다”며 “그때도 2관왕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 ‘충분히 잘했다’ 한국신기록 작성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86㎏ 이상급 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혜정(왼쪽)이 함께 경쟁을 펼쳤던 중국 리원원(가운데), 카타르의 우이살 이클레프와 함께 시상대 위에서 활짝 웃고 있다. 2026.9.29 /연합뉴스
대회 2연패의 벽은 높았다. 직전 항저우 대회 금메달의 주인공인 한국 여자 역도 간판 박혜정(고양시청)은 중국 리원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박혜정은 이날 일본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무제한급(86㎏ 이상급) 결선에서 인상 133㎏과 용상 167㎏을 기록, 합계 300㎏을 들어올렸다. 이는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종전 299㎏)이다.
금메달은 인상 140㎏과 용상 170㎏으로 합계 310㎏을 들어올린 리원원에게 돌아갔다. 3위는 카타르우이살 이클레프(합계 273㎏)가 차지했다.
박혜정은 인상 첫 시기에서 120㎏을 가볍게 들어올리고 2차 시기에서도 130㎏에 성공했다. 3차 시기에서도 133㎏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리원원은 1차 132㎏, 2차 136㎏, 3차 140㎏을 성공시키며 앞서갔다.
용상에서도 1차 시기 163㎏을 들어올린 박혜정은 리원원을 넘기 위해 2차 시기 167㎏을 힘차게 들어올렸다. 합계 300㎏으로 본인의 개인 기록도 넘어섰다. 그러나 리원원이 용상 2차 시기에서 170㎏을 들어올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혜정은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과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 이르기까지 주요 국제 경기에서 메달을 따내며 다시 한번 한국 역도의 저력을 과시했다.
/백효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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