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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는데 문앞까지 배달음식이 오니까 당황스러웠어요”
최근 배달기사들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과 충청권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높아 각종 주거 범죄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배달기사 200여명이 참여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서울지역 아파트·오피스텔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공유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이 공유한 내용은 서울 강남 일대 50여 개 아파트와 오피스텔 비밀번호로 아파트 이름과 동, 호수, 숫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23일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배달 업계는 효율적인 배달을 위한 관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비밀번호 유출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블로그와 카페 등에선 우리 지역도 마찬가지라는 다수의 글들이 확인됐다.
대전과 충청권의 경우 타 지역 대비 1인 가구 비중이 높아 비밀번호 등이 유출될 경우 각종 주거 범죄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의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를 보면 대전의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약 39.8%로 비수도권 시·도 중 가장 높은 1인 가구 비중을 차지한다. 충남은 35.7%, 충북은 39.1%로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이다.
충청권 1인가구 중 절반 이상이 아파트 외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 등에 거주하고 있어 경비 인력이 부족하고 공동현관 비밀번호 노출에 취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 공동주택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용자 정보가 기사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현재의 배달 플랫폼 설계가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기존 공동주택의 인프라를 당장 바꾸기 어려운 만큼, 플랫폼 내부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 플랫폼 개발 업계 관계자는 "주문 시 옵션으로 '집 문 앞까지 배송'과 '건물 도착 시 전화 수령'을 선택하도록 하고, 전자를 선택한 경우에 한해 약관 동의를 거쳐 비밀번호를 필수 기입하게 하는 방식으로의 개선이 필요해보인다"며 "이때 플랫폼이 '배달 완료 후 비밀번호 즉시 파기' 조항을 약관에 명시한다면 플랫폼의 책임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대선 숭실대 IT대학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배달기사가 앱으로 매번 출입 정보를 요청하도록 강제하고, 이때 '일회용으로만 사용하고 유포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게 해야 한다"며 "이전 번호를 외워 무단 출입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기사들의 주의를 충분히 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플랫폼의 시스템 개선과 더불어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건축물에 고가의 출입 시스템을 당장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법 제도를 마련해 신축 공동주택에 한해 일회용 출입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법 제도를 마련해 새로 짓는 아파트에 한해서는 일회용 출입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조진오 기자 cj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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