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강혜림 기자
'왜 경찰은 BTS를 탄생시킨 K팝 거물의 구속을 원하는가' (BBC 홈페이지 캡처)
검찰이 두 차례 반려했던 사안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법리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K팝 대표 기업 하이브와 자본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에도 이목이 쏠린다. 해외 주요 매체들도 이를 주목하며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 문제로까지 시선을 넓히는 분위기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착수 이후 1년 4개월 만이며, 마지막 소환조사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다만 해당 사안은 과거 검찰이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했던 전력이 있어, 이번 영장 신청의 타당성을 두고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기업공개(IPO) 이전 사모펀드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의 공시 필요성이다. 하이브 측은 관련 계약을 IPO 주관사에 모두 제출했고, 주관사와 법률 자문기관들이 검토한 결과 공시 의무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영국 BBC 역시 보도에서 이 같은 점을 명시하며 “주관사가 공시 불필요 판단을 내린 사안”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이를 사기적 부정거래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전문기관 판단과 수사기관 판단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리적 일관성 문제도 제기된다.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영장을 반려했던 사안을, 경찰이 신병 확보를 전제로 다시 밀어붙이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경찰이 그간 “유사 사례가 많지 않아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혀온 점도 이런 논란에 힘을 보태고 있다.
BBC는 이번 사안을 전하면서, 한국에서 주가 관련 혐의로 기소된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은 전례도 함께 소개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김건희 여사 등이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며, 유사 사건에서 법원이 유죄 판단에 신중한 경향이 있다는 점을 국제 독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역시 실제 유죄 입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영향도 즉각 나타났다. 영장 신청 소식이 전해진 당일 하이브 주가는 장중 하락세를 보이며 약세로 마감했고, 다른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가 상승한 날 개별 종목만 역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수사 단계에서의 정보 공개가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번 사안이 향후 관행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비상장 단계에서의 주주 간 계약과 이익 배분 구조는 벤처·스타트업 투자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식이다. 이를 형사 처벌 대상으로 확대 해석할 경우, 투자 위축과 계약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향후 관건은 검찰의 영장 청구 여부와 법원의 판단이다. BBC를 비롯한 해외 언론이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한국 수사당국의 판단과 법리 구성 역시 국제적 검증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이 다시 한번 영장을 반려할 경우 수사 적정성 논란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거나 본안 판단에서 유죄를 인정할 경우 시장 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별 기업 수사를 넘어 자본시장 규범과 수사 기준을 둘러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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