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거래시간 중 50분간 앱 접속 불가, 이달에만 두 번째 셧다운
미국 주식 거래 확장을 외치며 대규모 정보기술(IT) 투자를 약속한 메리츠증권에 서학개미들 비판이 집중됐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미국 증시가 활발히 돌아가는 심야 시간대에 접속 마비 사태를 빚어서다. 단순한 앱 기능 지연을 넘어 투자자들의 주문 화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회사의 시스템 관리 역량과 실질적 피해 보상안에 시선이 쏠렸다.
메리츠증권의 MTS인 SMART의 설치 페이지 [사진=Play Store 캡처]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MTS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약 50분 동안 로그인 접속이 전면 차단되는 장애를 빚었다. 회사는 간편인증 서버 문제로 로그인이 지연됐으며, 시스템 오류 발생 이전 접속을 완료한 이용자의 매매 절차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애가 발생한 새벽 2시는 미국 주식 정규장이 한창인 시간대다. 이 시간에 앱을 새로 실행한 투자자들은 매매 화면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실제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로그인 실패로 주식 매매 타이밍을 놓쳤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번 사태로 메리츠증권은 이달에만 두 차례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지난 9일에도 정규장 마감 직후인 오후 3시 40분부터 30분 동안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에서 동시다발적 로그인 불가 및 거래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회사는 당시에도 시스템 내부 오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산 관련 사고는 지난해부터 반복되고 있다. 2025년 10월 국내 증시 개장 직후 HTS와 MTS 접속이 지연되고 일부 시세 처리에 오류가 났다. 같은 해 12월에는 회사 시스템이 특정 이용자의 미국 주식 체결 내역을 엉뚱한 투자자에 푸시 알림으로 발송하는 보안 사고까지 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5월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며 2026년까지 IT 인프라에 2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세 이중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강화, 장애 대응 체계 개편, 고객 보상 기준 및 절차 정비가 핵심 투자 항목이다.
막대한 자금 투입의 명분이 해외주식 거래 시스템 안정화였음에도, 정작 미국 주식 거래 시간대에 치명적인 로그인 오류가 터졌다.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이후 1년 가까이 흐른 시점에서 실제 인프라 개선과 장애 대응 체계 개편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졌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는 전적으로 증권사의 HTS나 MTS에 의존한다. 앱 하나가 주문, 간편인증, 시세 확인, 환전, 잔고 조회 기능을 일괄 통제한다. 실제 주문을 처리하는 서버가 정상 작동하더라도, 첫 단계인 로그인 서버에서 오류가 나면 투자자는 거래 절차에 아예 접근할 수 없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새벽 2시경 메리츠증권 MTS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접속 장벽에 가로막힌 투자자들의 피해 보상 기준도 핵심 쟁점이다. 증권사 전산장애 보상을 받으려면 투자자가 자신의 매매 의사와 실제 발생한 손해를 입증해야 한다. 앱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던 투자자는 자신이 어떤 종목을 얼마에 주문하려 했는지, 시스템이 정상이었다면 해당 주문 체결이 가능했는지 객관적 증거를 남길 방법이 없다.
회사가 지난해 인프라 투자 계획과 함께 고객 보상 기준 정비를 약속한 만큼, 이번 접속 장애 사태에 어떤 자체 기준을 적용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메리츠증권은 장애 시간대 접속 실패를 겪은 고객 규모와 주문 실패 민원 접수 현황, 구체적인 보상 신청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과제를 안았다.
잦은 전산장애는 증권업계 전체의 민원 폭증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체 금융민원은 12만8419건으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특히 금융투자 권역 민원은 1만4944건으로 65.4% 급증했다. 금감원은 증권사 전산장애를 민원 급증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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