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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듯했던 남편이"…경증 치매 뒤 '로맨스 스캠'에 재산이 줄줄

"반듯했던 남편이"…경증 치매 뒤 '로맨스 스캠'에 재산이 줄줄

□ 방송일시 : 2026년 09월 22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지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변호사 (이하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임형창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김지연 변호사 (이하 김지연)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지연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지금부터 만나보시죠.

● 사연자 : 제 남편은 반듯한 사람이었습니다. 연애할 때부터 저에게 잘했고, 결혼해서도 다정한 남편이자 든든한 아빠였습니다. 살면서 자잘한 다툼이야 왜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밖에서 엉뚱한 사고를 치거나 가정을 소홀히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죠. 직장 생활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마쳤습니다. 그렇게 퇴직을 하고, 인생 후반전을 좀더 의미있게 보내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남편이 경증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예전과 달리 판단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어요. 스마트폰으로 SNS를 시작하더니, 낯선 사람에게 속아서 '로맨스 스캠' 사기를 당한 겁니다. 상대방은 온갖 달콤한 거짓말로 남편에게 접근했습니다. 남편은 그걸 철석같이 사실로 믿더라고요. 지금도 지속적으로 큰돈을 송금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뜯어말려도 상대에 대한 믿음을 꺾지 않더라고요. 평생 모아 온 재산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식들에게조차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사기라곤 하지만 상대와의 관계가 '로맨스 스캠'이다 보니, 남편 입장에서도 낯부끄러운 일이잖아요. 하지만 더는 손 놓고 지켜볼 수가 없습니다. 남편의 인지 기능이 더 떨어진다면 앞으로 재산이 얼마나 더 빠져나갈지 걱정되고, 저 혼자서는 남편을 막기도 점점 어려워질 것 같아요. 결국 저는 이혼까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남편이 완전히 의사능력을 잃은 상태는 아니지만,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또 이혼하게 된다면 재산분할을 통해 남은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낼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사기범에게 이미 보낸 돈도 과연 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사연에 ‘로맨스 스캠’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요즘 종종 듣기는 하는데, 정확히 어떤 범죄를 말하는 건가요?

◆ 김지연 : 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이 합쳐진 말입니다. SNS나 메신저 등을 통해 이성적인 호감을 표시하며 온라인으로 친분을 쌓은 뒤, 사랑이나 신뢰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신종 금융 사기 수법을 말합니다.

◇ 조인섭 : 보통 젊은 층에서 데이팅 앱을 통해 많이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고령층이나 은퇴하신 분들을 노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 김지연 : 맞습니다. 특히 이번 사연처럼 퇴직 후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시거나, 경증 치매 등으로 인지 능력이 떨어진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파고들어 '노후를 함께하자', '투자를 도와주겠다'라며 거액을 편취하는  악질적인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럼, 사연 하나하나 살펴볼게요. 남편이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예전처럼 온전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의 배우자와 법적으로 이혼 절차를 밟을 수 있을까요?

◆ 김지연 : 남편의 치매가 경미하여 의사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이 아니라면, 협의이혼도 재판이혼도 모두 가능합니다. 협의이혼의 경우 쌍방이 이혼 의사를 표시하고 가정법원의 이혼 의사 확인을 거쳐야 하는데, 남편이 이혼의 의미와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협의이혼이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협의이혼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재판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남편이 로맨스스캔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행위는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이 가장 불안한 건 남편이 사기범에게 돈을 송금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혼을 준비하면서 남편이 더 이상 재산을 빼돌리거나 스캠 상대에게 보내지 못하도록 미리 막을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 김지연 : 의사능력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남편의 재산 처분 행위 자체를 바로 무효로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법적 수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재산보전처분, 예를들어 가압류나 가처분을 신청하면, 남편 명의의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이나 예금 계좌에 대한 가압류를 통해 재산 유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 남편의 치매가 경미하더라도 후견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은 의사능력이 거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한정후견은 판단능력이 부족한 경우, 특정후견은 일시적으로 또는 특정 사무에 대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정후견이 개시되면 법원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후견인의 동의 없이 한 재산 처분 행위를 취소할 수 있게 됩니다.

◇ 조인섭 : 그렇다면 이미 로맨스 스캠으로 빠져나간 돈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사기당해서 날린 돈도 재산분할에 포함시킬 수 있을까요?

◆ 김지연 : 이 경우 재산분할 시 기준 시점은 아마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이 될텐데요. 그러나 일방 배우자가 부당하게 재산을 처분하거나 낭비한 경우, 법원은 그 처분된 재산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켜 산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혼소송 계속 중 당사자 일방이 고의로 재산을 처분한 경우 이를 기존 재산에 포함하여 분할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남편이 치매로 인해 판단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로맨스 스캠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경우, 비록 의사능력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는 남편 측의 사정으로 인한 재산 감소이므로, 법원이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 사연자분에게 유리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이미 소실된 재산도 남편 측이 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분할하는 방식으로 사연자분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남편이 스캠 사기범에게 보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 김지연 : 남편의 의사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것은 아니므로 해당 송금 행위를 곧바로 무효로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로맨스스캠은 기망에 의한 것이므로 사기를 이유로 해당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고,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또한 형법상 사기죄로 경찰에 형사고소를 하여 수사기관의 수사력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로맨스스캠의 상대방은 해외에서 수사로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 등을 이용하는 만큼 실효성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하자면 남편이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더라도 이혼의 의미와 효과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라면 협의이혼이나 재판이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로맨스 스캠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하는 상황이라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이혼을 청구해볼 수도 있고요. 재산이 더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혼소송과 함께 가압류나 가처분 같은 재산보전 조치를 검토할 수 있고, 판단능력 저하 정도에 따라 한정후견이나 특정후견 제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스캠으로 빠져나간 재산 역시 그 경위에 따라 재산분할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고, 스캠 상대에게 보낸 돈은 사기를 이유로 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형사고소를 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해외에 있거나 신원을 숨긴 경우에는 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지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지연 :  감사합니다.

YTN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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