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항 컨테이너 전경. [출처=연합]
국내 경상수지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배당소득 증가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월간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지가 역대 최대 흑자를 다시 경신한 가운데 여행수지까지 흑자로 돌아서며 경상수지 개선 흐름이 강화됐다.
한국은행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일부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231억9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월별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5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월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억달러를 상회했고, 2개월 연속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3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73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149.8% 급증…상품수지 '버팀목'
경상수지 개선은 상품수지가 이끌었다. 3월 상품수지는 350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9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했고, 수입은 592억4000만달러로 17.4% 늘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품목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32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9.8% 급증했다. 전기·전자제품 전체 수출도 112.7% 늘었다.
김 국장은 "IT 품목이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갔다"며 "비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여행수지가 1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여행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136개월 만이다.
김 국장은 "봄철 여행 성수기와 대형 K팝 공연 등의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3월 입국자 수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단발성 흐름이라기보다 꾸준히 입국자 수가 늘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중동 변수 지켜봐야…반도체 흐름은 견조"
본원소득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배당소득수지가 27억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전체 본원소득수지 개선을 견인했다.
다만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은 변수로 지목됐다. 김 국장은 "3월에는 전쟁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4월부터는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반영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 연간 경상수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생산과 수출 흐름을 크게 흔들 정도의 상황은 아직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통관 기준 무역수지 흐름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3월 금융계정은 369억9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40억4000만달러 감소했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주식 순매수 흐름이 일부 회복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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