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미칠 영향 요약본 전달 받아
법적 논의 기관 제외…시 “황당”
갈등 장기화 땐 조정·중재 검토
처리수 약 36만㎡ 고삼저수지행
안성·평택 농경지에 용수 공급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처리수가 인근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고삼저수지로 유입될 예정인 가운데, 저수지 인근 농민들의 처리수 방류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고삼저수지 인근 논에서 추수를 앞둔 벼가 익어가고 있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반도체 제조시설 완공까지 불과 4개월여 남겨두고 있지만, 처리수의 안성지역 방류를 둘러싼 갈등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공식 분쟁 절차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12차 변경안' 자료의 전체 공개 여부를 두고 안성시와 용인시, SK하이닉스 측이 대립 중이다.
지난 9월 말 산업단지계획 변경 과정에서 처리수 방류량 증가와 관련한 내용이 알려지자, 안성지역에 미칠 영향을 직접 확인하고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현재 안성시가 전달받은 자료는 요약본이다.
안성시는 법적으로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 관계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대규모 처리수가 유입되는 지역인 만큼, 협의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시 입장이다.
이에 시는 경기도에 변경안 자료 공유와 주민설명회 개최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는 향후 SK하이닉스로부터 나오는 최대 61만㎥의 오·폐수가 발생한다. 이 가운데 처리수 약 36만㎥가 한천으로 방류되고, 한천은 안성 고삼저수지로 이어진다.
고삼저수지는 안성과 평택지역 농경지 약 2970㏊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역 주민, 농민들은 처리수가 농작물 생육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위 등으로 반발하고 있다. 19일 오전 안성시청 앞에서 100여명이 참여하는 기자회견도 예고됐다.
현재 안성시와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공식적인 조정·중재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자체 사이에 사무 처리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면 행정안전부장관이나 시·도지사가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별도 조례를 통해 시·군과 주민 갈등을 조정하는 체계를 갖춰뒀다.
안성시 관계자는 “법적인 부분과 별개로 수십만t의 방류수가 내려오는데 협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건 좀 황당하다”며 “2021년 맺어진 협약 이행이 정리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농업 분야 피해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장기화할 시 추가적인 조정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당장 내년 상반기에 공장이 가동되고 주민 반발은 커지고 있는데 갈등을 마냥 끌 수는 없다”며 “정부가 개입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역시 기존 상생협약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등 움직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역 협약 사항은 모두 15건으로, 이 중 7건이 아직 추진 중이며 3건은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며 “방류수 환경기준 준수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고, 분쟁 조정은 요청이 들어오면 즉각 검토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종·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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