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출처=조승열 기자]
"주식을 주주환원해서 주가가 올라간다? 주주환원 잘 안 해서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진다? 이런 허황된 얘기가 어디 있습니까. 주가는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오르는 것이지, 환원에 의해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최근 자본시장을 휩쓸고 있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과 '주주환원 확대' 기조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주주환원에 집착하기보다는 자본 축적을 통한 과감한 벤처 투자가 기업과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본질이라는 지적이다.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옛 코빗) 임직원들과 상견례에서 박 회장은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배당 5~7% 받을 바엔 미 국채 5% 산다"
이날 박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주가 부양의 만능 키'라는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주주환원 해봤자 5~7% 환원하는 것인데, 5%를 받으려면 차라리 리스크가 적은 미국 30년물 국채를 사는 게 낫다"며 "과거 시카고 학파들이 주주 자본주의를 얘기할 때 써먹은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은 철저히 자본 축적과 투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예로 들며 "우리가 과거에 배당을 많이 했으면 그런(글로벌) 회사가 생겨났겠느냐"고 반문했다. 막대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보다, 반도체 인프라 등에 과감히 재투자했기 때문에 지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 "미국은 소비 중심 사회라 주주환원이 먹힐 수 있지만, 우리는 투자를 해야 하는 국가"라며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가 있더라도 치킨게임을 불사하는 투자가 곧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Digital X 흑자 나도 배당 안 해…자본 축적해 투자할 것"
박 회장은 자신이 이끄는 기업의 경영 철학도 이와 궤를 같이함을 명확히 했다.
그는 새롭게 출발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디지털엑스 임직원들에게 "만약 내년에 이익이 나면 배당해야 하는가? 안 해야 회사가 좋아진다"고 단언했다. "자본 축적을 통해서 회사를 과감하게 투자하는 회사가 잘 되는 것이며, 국가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오히려 투자를 위한 적극적인 자본 조달 계획을 밝혔다. 그는 "수수료 무료 정책 등으로 원가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엑스가 흑자가 나면 내년 1분기에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2000억~3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도 증자에 참여할 권한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