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한울, 습식저장조 포화 예상 연도와 건식저장시설 운영 목표 같아… 일정 지연 대비 필요
고리, 조밀저장대 미설치 시 포화 시점 2028년으로 앞당겨져… 지연 대응계획 마련해야
중간저장시설 2050년 이전 운영 목표에도 건식저장 장기화 불가피… 경년열화·장기 안전관리 체계 갖춰야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국회의원(경기 안산시병)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리·한빛·한울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가 임박한 가운데 일부 원전은 습식저장조 포화 예상 연도와 건식저장시설 운영 목표 연도가 같아 일정 지연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고리·한빛·한울 습식저장률 상승… 3개 원전 저장량 1년 새 541다발 증가
한수원이 제출한 2026년 6월 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원전별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률은 고리 93.4%, 한빛 86.0%, 한울 75.4%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하면 고리는 92.1%에서 93.4%로 1.3%포인트, 한빛은 84.5%에서 86.0%로 1.5%포인트, 한울은 72.5%에서 75.4%로 2.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 원전 본부의 사용후핵연료 저장량은 총 541다발 증가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건식저장시설 확보가 늦어질 경우 원전별 저장시설 운영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설 확충과 인허가, 건설 일정을 유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건식저장시설 추진은 진전… 포화 예상 시점과 맞물린 일정이 변수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포화가 임박했음에도 건식저장시설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부와 한수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한수원은 한빛원전 건식저장시설의 인허가를 올해 4월 신청했으며, 6월에는 시설계획 초안을 제출해 주민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고리·한울원전은 올해 12월 인허가 신청과 시설계획 초안 제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빛원전의 습식저장조 포화 예상 시점과 건식저장시설 운영 목표는 모두 2030년이며, 한울원전 역시 두 일정이 모두 2031년으로 제시됐다.
포화 예상 연도와 시설 운영 목표가 같다는 사실만으로 저장 공백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인허가 심사와 주민의견 수렴, 공사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고 단계별 대응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건식저장시설은 인허가와 안전성 심사, 주민의견 수렴, 실제 건설과 운영 준비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목표 연도 달성 여부뿐 아니라 각 단계의 진행 상황과 지연 시 대체 방안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고리원전, 조밀저장대 설치 여부에 따라 포화 전망 2028년 또는 2032년
고리원전은 조밀저장대 설치 일정이 저장시설 포화 전망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수원이 제시한 고리원전의 습식저장조 포화 전망은 고리 2호기 조밀저장대 설치 완료를 전제로 할 경우 2032년이다. 반면 조밀저장대가 설치되지 않을 경우 포화 예상 시점은 2028년으로 앞당겨진다.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의 운영 목표는 2031년으로 제시돼 있다. 조밀저장대 설치가 지연되거나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저장 여력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설치 일정과 건식저장시설 건설 일정을 연계해 관리하고 지연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 중간저장·최종처분까지 장기 일정 연계… 건식저장시설 안전관리 강화해야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확충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시설의 건설·운영 일정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가 제시한 계획에 따르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은 2038년경 부지선정, 2050년 이전 중간저장시설 운영, 2060년 이전 처분시설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정에 따르면 중간저장시설의 운영 개시와 사용후핵연료의 순차적인 반출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2030~2031년 운영을 시작하는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은 20년 안팎 또는 그 이상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건식저장시설의 장기 운영을 전제로 한 안전관리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저장용기와 시설 구조물의 경년열화 관리, 정기·장기 검사체계, 지진·침수·화재 등 재해 상황에 대한 대응계획, 저장시설별 안전성 평가와 유지관리 방안은 물론 원전별 반출 시점과 물량을 연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건식저장시설의 운영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관리 책임과 점검 주기, 시설 보수·교체 기준,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 절차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입장이다.
△ 박해철 의원 “저장 공백 막을 통합 로드맵과 지연 대응책 마련해야”
박해철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이후 건식저장시설 인허가 신청 등 후속조치가 진전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며 “그러나 습식저장조 포화 예상 연도와 건식저장시설 운영 목표를 같은 해로 설정한 것만으로는 인허가와 건설 일정 지연 위험에 충분히 대비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적인 안전성 심사와 주민의견 수렴을 충실히 보장하면서도 저장 공백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세부 일정과 지연 시 비상대책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연내 수립을 추진하는 제3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는 원전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포화 전망과 이에 대응한 건식저장시설 확보 계획을 비롯해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시설의 건설·운영 일정을 연계한 통합 이행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건식저장시설의 장기 운영 가능성을 고려한 안전관리 방안과 기관별 역할·책임도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지적사항의 이행 상황과 원전별 일정 지연 대응책, 장기저장 안전대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