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개원을 앞두고 들려온 더불어민주당 박진희 도의원의 교육위원장 내정 소식은 충북 교육계 안팎에 깊은 우려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을 심의하고 수조 원에 달하는 교육청 예산을 감시하며 교직원들의 권익과 아이들의 미래를 논하는 신성하고 막중한 자리다.
그러나 현재 내정설이 도는 박 의원이 과연 충북 교육의 수장들을 견제하고 이끌 자격이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내정에 대한 충북 교육계의 반발이 거센 배경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과거의 실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박 의원은 불과 얼마 전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도교육청 공무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다.
당시 그는 피감기관 공무원들을 향해 고압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를 남발했으며 무리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심각한 과로와 정신적 고통을 유발했다는 거센 지탄을 받았다.
교육공무원의 인권을 짓밟고 비극을 초래한 장본인이 도리어 그들을 지휘·감독하는 교육위원장 자리에 앉겠다는 것은 피감기관에 대한 2차 가해이자 교육계 전체를 모독하는 처사다.
물론 박 의원은 주위에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으로 교육위원장을 맡아 과거의 갈등과 문제들을 더욱 책임감 있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그에게 상처를 입은 교육청 직원들의 트라우마와 고통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
비극적 사건의 기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도리어 교육위원장을 맡는다는 소식에 현장 직원들은 깊은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결자해지를 명분 삼아 권력을 쥐겠다는 것은 오만한 발상이다.
정치권의 이러한 안일한 온정주의와 자당 의원 챙기기 식 구태 정치는 도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주당 당선인들이 단순히 재선 의원 중 자리를 나누는 관례에 얽매여 이러한 결함을 눈감아주었다면 이는 민의를 저버린 오만한 당리당략에 불과하다.
교육은 정쟁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되며 자성하고 자숙해야 할 인물에게 과도한 권력을 쥐여주는 지분 나누기 식 정치는 충북 교육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자멸 행위다.
피감기관인 도교육청 공무원들과의 신뢰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상황에서 박 의원이 위원장직을 수행한다면 향후 의정 활동은 사사건건 갈등과 파행으로 얼룩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충북도의회와 민주당 당선인들은 지금이라도 교육계의 거센 우려와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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