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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박근종 칼럼] 이달부터 본격화하는 중동발 고물가 쇼크, 경각심을 갖고...

미국 '빅테크((Big-tech │ 거대 기술기업)'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처음 보는 지수 7,000고지에 희희낙락(喜喜樂樂)할 때가 결단코 아니다. '빚투...

[박근종 칼럼] 이달부터 본격화하는 중동발 고물가 쇼크, 경각심을 갖고...

정부는 물가 불안 문제에 더욱 준엄한 경각심을 갖고 한국은행과 긴밀한 정책 공조에 나서야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 전쟁의 충격 속에 글로벌(Global) 시장의 시선은 온통 미국과 이란의 종전(終戰)에 묶여 있는 가운데 중동발(發) 고유가에 따른 경제 충격파가 본격화할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진단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의해 제기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지난 5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전쟁이 경제에 치명적인 정도로 장기화하는 기준 시점을 3개월 정도로 보고 있는데 거의 다 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 전쟁의 장기화가 성장률과 물가·재정 등을 동시에 압박하며 경제 충격이 본격화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동발 고유가 후폭풍은 당장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5월 6일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6% 올랐고 전월인 3월보다 0.4%포인트나 높다. 이는 2024년 7월의 2.6%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 지난 1·2월 2%로 하락 흐름을 보이다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 전쟁 여파로 3월 2.2%로 오른 뒤 지난달 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고 공업제품도 3.8% 오르며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류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휘발유(21.1%)와 경유(30.8%)도 2022년 7월(각각 25.5%·47.0%)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등유(18.7%)는 2023년 2월(27.1%)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전체가 3.8% 오르며 2023년 2월의 4.8%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고물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고착화(固着化)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동 전쟁에 의한 국제유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전망은 암울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6일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갔음에도 석유류 가격의 오름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월 2.2% 대비 상당폭 높아진 2.6%를 나타냈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물가 안정대책은 유가 충격을 상당 부분 완충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년동월비 지난 3월 9.9%에서 4월 21.9%으로 오름폭이 크게 확대되었으며, 농축수산물은주요 농산물 출하 확대 등으로 -0.6%에서 –0.5%로 하락세(下落勢)를 지속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국제항공료 인상 등으로 공공서비스 오름폭이 확대되었으나, 근원 상품 상승 폭이 축소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2.2%를 나타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물가 흐름에 대해 “5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오름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최근 식료품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 물가 안정대책도 유가 충격의 물가 상방압력(上方壓力)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동 상황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흐름,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의 파급 등에 대한 불확실성(Uncertainty)이 큰 상황인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5월 물가는 4월보다 오름폭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의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드는 상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짙다. 고유가 장기화는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내수 위축을 야기(惹起)하는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유류세 인하’로 4월 물가 상승률을 1.2%포인트 낮췄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고유가와 같은 대외 변수로 인한 비용 상승을 이 같은 단기 대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물가 안정 문제가 다급해진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시그널(Signal)을 보내는 상황에서 정부 목표치인 2.0% 성장률에 집착하는 것은 시장에 혼선을 줄 우려가 크다. 특히 5월 이후에는 물가 오름폭이 더 커진다니 더 걱정이다.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의 완충 역할을 했던 각국의 비축유와 원유 재고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한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그동안 국제유가 급등의 완충 역할을 했던 각국의 비축유와 원유 재고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한다. 정부는 물가 불안 문제에 더욱 준엄한 경각심을 갖고 한국은행과 긴밀한 정책 공조에 나서야 한다. 고물가의 고삐를 단단히 조이지 않으면 경제도 민생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국제유가 급등처럼 공급 충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잡는 정책 처방은 당연히 쉽지 않다. 섣부른 통화 긴축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로 물가는 오르는 데 소비와 기업투자 부진으로 성장은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 Stagnation + Inflation)’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 하지만 유가 불안으로 인한 인플레 기대심리를 잡으려면 어느 정도 통화 긴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최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라고 언급한 것도 시장에 긴축 전환 시그널(Signal)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5%대를 돌파한 것도 불안한 신호다. 투자와 소비시장에 찬바람이 불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경제 주체가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오르면 빚에 의존한 주식과 부동산 투자의 기회비용이 커지고 거품이 갑자기 꺼질 위험이 있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종 중심의 강세 흐름 속에 사상 첫 코스피 7,500선을 돌파했다. 지난 5월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7.95 포인트(0.11%) 오른 7498.00을 기록했다. 한 주(4~8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3.90%, 1.29% 상승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글로벌 반도체 랠리 확산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매수세가 집중되며 코스피는 장중 7,500선을 돌파했고 시가총액도 6,000조 원을 넘어섰다. 미국 ‘빅테크((Big-tech │ 거대 기술기업)’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처음 보는 지수 7,000고지에 희희낙락(喜喜樂樂)할 때가 결단코 아니다. ‘빚투 지표’인 국내 증시의 신용융자 잔액이 36조 원 선까지 급증했다. 이젠 투자자 스스로 ‘안전벨트’를 매고 위험관리를 해야 할 시기가 됐다.

한국의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가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증시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9일 미국 글로벌 주식 분석 및 투자 연구 플랫폼 ‘구루포커스(GuruFocus)’에 따르면 지난 5월 6일 기준 한국 ‘버핏 지수’는 260.71%로, 지수 집계 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225.9%), 일본(239.95%), 영국(119.07%)보다 높은 수준이다. ‘버핏 지수’는 ‘투자의 구루’로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회장이 증시 거품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 2001년 고안한 지수다. 한 국가의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해 계산한다. 100% 미만이면 저평가, 100%를 넘으면 고평가로 해석한다. ‘구루포커스’는 “버핏 지수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라며 “향후 8년 동안 이 비율이 최근 20년 평균인 91.12%로 회귀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 연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12.31%"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실적 전망치 기준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6배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선행 PER은 기업 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 수준인데, 한국의 선행 PER은 미국(약 20배), 중국은(약 14배)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 비해 확연히 낮다.

물가가 들썩이는 와중에 지난달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시작한 1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이어 오는 18일부터 소득 하위 70% 국민을 상대로 한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금리 인상 시그널(Signal)도 나온다. 지난 5월 3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견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금융통화위원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상을 언급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는 점에서 말의 무게가 가볍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終戰)을 향해 달려가지만 중동 전쟁 관련 불확실성(Uncertainty)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확대 재정은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 부추길 수 있고, 그렇다고 섣부른 통화 긴축은 물가도 충분히 낮추지 못한 상태에서 소비와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저성장(스태그플레이션 │ Stagflation)을 유발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재정과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이 충돌하지 않도록 균형적 묘수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추가경정예산이 고물가 시대 지역민의 생계 부담을 줄이는 데 쓰이는지 정부는 꼼꼼히 점검해야만 한다. 경각심을 갖고 고삐부터 단단히 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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