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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박근종 칼럼] 반도체 빼면 0.2% 증가에 그친 제조업 생산, 노사 상생과...

미국 '빅 테크(Big-tech)'의 실적 호조로 인공지능(AI) 인프라(Infra)에 대한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진 영향 탓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6만 1,000원(12.52%) 급등한 144만 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박근종 칼럼] 반도체 빼면 0.2% 증가에 그친 제조업 생산, 노사 상생과...

산업 전반의 균형 회복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려움을 직시해야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 전쟁의 충격 속에도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지난해 10∼12월) 대비 1.7% 성장하는 등 ‘깜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계절조정)은 전 분기 대비 3%나 증가해 2020년 4분기(3.6%) 이후 5년 1분기 만에 최대 폭이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0.2% 증가에 그쳤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상승하며 6개월 만에 ‘트리플(Triple │ 삼중) 증가’를 기록하며 우리 경제 6대 지표가 모두 11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내고 GDP도 1.7%나 성장했지만 반도체를 제외면 제자리걸음이나 다름이 없다.

서비스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증시 활황으로 금융·보험업 생산은 크게 늘었지만, 서민 경기와 직결되는 숙박·음식점업은 여섯 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며 역성장했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의 반도체 특수만 두드러졌을 뿐 내수와 직결된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은 지속되는 등 반도체 중심 성장이 고용과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며, 산업 간 ‘K자형 양극화(兩極化 │ Polarization)’가 개선되지 못하고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傍證)이다. 이렇듯 성장률 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극(間隙)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질적인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는 게 한국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우리 경제는 올해 3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상승하며 6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전산업·광공업·서비스업·소매판매·설비투자·건설기성 등 6대 지표가 모두가 동반 상승한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지난 2월보다 반도체(-8.1%), 석유정제(-6.3%), 기계·장비수리(-12.4%) 등의 생산이 줄었으나 자동차(7.8%), 기타운송장비(12.3%), 기계장비(4.6%) 등의 생산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생산이 0.3% 늘었다. 특히 반도체는 2월에 1월보다 28.2% 폭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석유정제는 중동 전쟁 여파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는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9.9% 늘어난 것으로 호황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4월 30일 발표한 ‘2026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은 건설업(-7.3%↓), 공공행정(-3.3%↓)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서비스업(1.4%↑), 제조업(0.3%↑)을 포함한 광공업(0.3%↑)에서 생산이 늘어나 전월 대비 0.3%나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건설업(-5.4%↓), 공공행정(-2.4%↓)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서비스업(5.1%↑), 제조업(4.0%↑)을 포함한 광공업(3.6%↑)에서 생산이 늘어 3.5%나 증가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8.3(2020년 100 기준)으로 전월 대비 0.3% 늘어났다. 지난 1월 0.8% 감소 전환 뒤 2월 2.1% 급반등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다.

이처럼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반도체로 직전 분기보다 14.1%나 증가했다. 반도체의 생산 증가율은 2023년 2분기(19.0%) 이후 가장 높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의 생산 증가율은 0.2%에 그친다. 반도체 제외 제조업의 생산은 2024년 4분기 1.1%의 성장세를 보인 뒤 2025년 1분기 -0.1%, 2분기 0.3%, 3분기 -0.2%, 4분기 -0.5%로 0% 안팎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을 포함하는 광공업 생산확산 지수는 지난 1월 52.8에서 2월 47.9로 떨어진 뒤 3월에는 49.3으로 기준치인 50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지수가 50보다 낮다는 것은 전월 대비 생산 감소 업종의 수가 증가 업종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 3월 기준 생산 증가 업종은 34개, 보합 업종은 3개, 감소 업종은 35개였음은 주목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내수의 ‘바로미터(Barometer │ 평가 기준)’인 서비스업에서도 반도체 특수를 누린 금융업을 제외하면 부진이 지속됐다. 금융시장 호조로 금융·보험업 생산이 전 분기 대비 4.7% 증가하며 14분기 만에 최대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숙박·음식점업은 1.3% 감소하며 6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지난 1분기 전산업·광공업·서비스업·소매판매·설비투자·건설기성의 6대 지표가 모두 증가했다고 자평했지만, 같은 업종 내에서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업종 내 격차는 지표 간 괴리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렇듯 GDP가 오르고, 수출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는 통계만 보면 경기가 반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물 경제는 점점 위태로운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더구나, 미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 103.5로 전월 대비 0.7 포인트 상승했다. 2002년 5월 103.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100을 웃돌면 미래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의미이며, 100보다 아래면 비관적인 전망으로 읽힌다. 반면 현 실물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정체 국면이다. 두 지수 간 격차(3.4 포인트)는 16년 3개월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성장 랠리에 가려진 ‘경기 부진’을 놓치는 치둔(癡鈍)의 우(愚)를 범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자동차 산업만큼 연관 산업의 범위가 넓지 않아 성장의 온기가 고용을 비롯한 내수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점도 통계의 ‘착시 효과’를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 산업의 제한된 ‘낙수효과’ 탓에 고용 확대에 따른 소득 증가나 소비 확대가 요원(遙遠)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7개 지표 중 하나인 코스피(KOSPI)가 급등한 점이 선행종합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스피는 1월엔 8.4%, 2월 12.1%, 3월 9.9% 뛰어올랐다. 2010∼2025년 코스피의 월별 평균 등락 폭이 약 2.5% 수준인 것을 감안(勘案)한다면 상승 폭이 확연히 두드러진다.

이처럼 한국경제가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1.7% ‘깜짝 성장’을 이룬 데 이어 수출액은 올해 일본을 사상 처음 앞지를 거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호황이다. 코스피는 연일 최고점을 터치하며 7,000선을 향해 가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 5월 4일 사상 처음으로 6,900선을 넘어서며 ‘칠천피(코스피 7,000)’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증시 사상 두 번째로 시가총액 1,000조 원에 오르는 등 반도체가 증시를 견인했다. 코스피는 지난 5월 4일 전장보다 338.12포인트(5.12%) 상승한 6,936.99에 장을 마쳤다. 지난 4월 29일 세웠던 기존 종가 최고치인 6,690.9를 넘어선 사상 최고가다. 코스피 7,000선 도달까지 불과 약 63포인트만을 남겨뒀다. 코스닥(KOSDAQ) 지수도 전장보다 21.39포인트(1.79%) 오른 1,213.74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5월 4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 2,557억 원, 2조 1,635억 원이나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6조 3,364억 원만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미국 ‘빅 테크(Big-tech)’의 실적 호조로 인공지능(AI) 인프라(Infra)에 대한 투자 확대 기대감이 커진 영향 탓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6만 1,000원(12.52%) 급등한 144만 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031조 2,803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상장사 중 두 번째로 시총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만 2,000원(5.44%) 상승한 23만 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359조 2,598억 원까지 불어났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경기 착시(錯視)’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에서 ‘반도체’만 빼면 경기 지표 전반에 온기가 싹 사라지기 때문이다. ‘풍요 속 빈곤’을 부르는‘K자형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해 보인다. 이러한 ‘산업간 양극화’는 소득 격차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계층 간 양극화’로 전이되어 ‘빈익빈 부익부’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성과급 파업 예고는 국민 정서와 거리가 너무 멀다. 반도체의 성과가 극소수 내부자에 집중되면서 산업·계층 간 괴리를 키우고 있는 탓이 크다. 삼성전자 노조에서 비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가 줄을 잇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는 여론과 이재명 대통령의 ‘노조 이기주의’ 경고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조의 강경 요구가 조직 내부 균열로 번지면서 시장의 시선까지 바뀌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 기대가 커지는 국면에서 갈등이 노사 문제를 넘어 노노 갈등으로 확산되자, 증권가에서는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추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씨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노조 리스크를 이유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업황 개선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에 따른 성과급 충당금 부담과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반영한 조치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 추정치도 올해와 내년 각각 두 자릿수 비율로 낮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사흘째 전면 파업을 이어가며 손실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친노동은 반기업, 친기업은 반노동이라는 낡은 이분법을 깨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라며 상생의 노사 관계를 강조했다. 노(勞)·사(使) 관계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도 노조가 파업 만능주의에 매달린다면 노사는 갈등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다. 노동계는 대기업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이 플랫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의 소외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곱씹어봐야만 한다. 정부도 노동자 보호를 앞세운 노동정책이 사회적 갈등과 기업 부담을 키우지는 않는지 더욱 면밀(綿密)하고 세밀(細密)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호(模糊)하고 지나치게 확대된 노란 봉투법이나 근로자 추정제가 현장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단순한 볼멘소리만은 아닐 수 있다는 차원에서 찬찬히 반추(反芻)하며 되뇌어 볼 일이다.

서둘러 낡은 관행과 구각(舊殼)에서 과감히 벗어나 이분법적 틀을 깨야 할 때다. 노(勞)·사(使)는 상식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상생과 공존의 해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배분은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투자의 성과는 특정 집단의 전유물일 수 없다. 국민 세금이 투입된 인프라(Infra)와 협력업체·주주까지 아우르는 공동의 성과라는 점을 외면한 그 어떤 주장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서다. 게다가 반도체를 포함한 일부 업종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나머지 비반도체, 비제조업의 실적은 악화하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Achilles 腱)이 됐다. 이 와중에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에선 최근 열흘간 비반도체 부문 노조원들 중심으로 2,500명이나 탈퇴했다고 한다. 그룹사 내에서도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 간 격차와 갈등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대하면 더 상황은 나빠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 반대 국민 여론이 70%에 육박하는 것은 투자 축소와 양극화 심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앞서 학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가 30조 원을 웃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도 있다. 생산, 투자, 분배에서 반도체 쏠림을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글로벌 바이어들이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 정도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공급망에 균열을 초래해 모처럼 올라탄 ‘슈퍼사이클(Super-cycle │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초호황)’에 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마저도 배제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 정부, 기업, 노조 모두 ‘윈-윈(Win-Win)’하는 새로운 ‘상생 전략’을 짜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구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 전쟁의 영향이 아직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산업 간 양극화, 내·외수 간 양극화, 계층 간 양극화가 ‘회색 코뿔소(Gray Rhino)’처럼 현실로 들이닥칠 수 있는 누란지위의 위기 상황임을 각별 유념하여 성장 동력 다변화와 내수 기반 회복이 병행돼야만 한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시계열 누적과 이후 전이 형태를 지켜보면서 중동 전쟁 후폭풍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규제 혁파에 정책 역량을 총력 집중해야만 한다. 정부는 1분기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중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청년 뉴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란 입장이다. 반도체 중심 성장세가 단기적으로는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산업 전반의 균형 회복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려움을 직시(直視)하고 유연한 선제 대응에 적극적·공격적으로 나서서 노사(勞使) 상생(相生)과 공존(共存) 해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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