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박근종 칼럼] K-증시 시총 6,105조 돌파, '빚투' 경계하고 기업 하기 좋...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 호황에 정부 출범 이후 정책 효과가 더해진 영향이 컸다. 무엇보다 부동산에서 증시로의'머니무브(Money Move)'가 가속화(加速化)하면서 투자·소비 증가 등 경제 전반에 선순환...

[박근종 칼럼] K-증시 시총 6,105조 돌파, '빚투' 경계하고 기업 하기 좋...

반도체 착시에서 벗어나 경제 전반의 체질 혁신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야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금리 전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기민한 대응으로 해상 물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서도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6,0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27일 코스피(KOSPI) 지수와 코스닥(KOSDAQ) 지수는 각각 6,615선, 1,22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코스피(KOSPI)·코스닥(KOSDAQ)·코넥스(KONEX) 시가총액도 약 6,105조 원에 달했다.

이날 국내 증시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2.28%, 5.73% 오르면서 삼성전자는 22만 4,500원에 SK하이닉스는 129만 2,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역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국내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재평가에다 반도체 호황이 더해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 호황에 정부 출범 이후 정책 효과가 더해진 영향이 컸다. 무엇보다 부동산에서 증시로의‘머니무브(Money Move)’가 가속화(加速化)하면서 투자·소비 증가 등 경제 전반에 선순환(善循環)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우리 경제가 올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하며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자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성장하며 2021년 4분기(4.2%) 이후 최고치의 ‘깜짝’ 성장률을 기록한 것 또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안정이 한몫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환호만 하기는 어렵고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나들고 있다. 자동차·조선 업종도 선방하고 있다지만 ‘반도체 외 날개’로 증시가 날고 있는 셈이어서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슈퍼사이클(Super-cycle │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초호황)’이 끝나갈 경우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부메랑(Boomerang)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상 최대치 행진 중인 ‘빚투(빚내서 투자)’가 우려된다. 최근 ‘신용거래 융자 잔액(빚투 규모)’은 약 35조 원을 넘어 1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5조 4,6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자금이다.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증시 투자심리를 대변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고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우리 증시는 단기 급등의 여파로 작은 대내외 변수에도 지수가 급등락(急騰落)을 오르내리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초(超)불확실성’의 ‘롤러코스터(Rollercoaster)‘의 변동성 장세를 보인다.

금융 당국은 선제적인 ‘빚투’ 관리로 시장 리스크(Risk)를 최소화하고 부실 상장사 정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 시장 불공정 행위 퇴출, 공시 불투명성 해소 등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경제 전반의 체질을 과감히 개선하고 기업 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화급(火急)한 급선무(急先務)이자 근본 해법이다. 경제성장과 기업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주가 상승은 자연스레 뒤따르기 마련이다.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등한 것도 탄탄한 실적 덕분이다. 인위적인 주가 부양은 거품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이 동반 성장해야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해소를 넘어 그토록 열망하는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점을 각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증시 과열을 경계하고 시장 체질 개선에 국가역량을 총집중할 때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경제 활성화의 지표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잠재 성장률’은 외려 정반대 방향을 보인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잠재 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 자본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에는 1.57%로 0.14%포인트 더 떨어질 전망이다. OECD는 내년 4분기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1.52%에 그치며 하락세(下落勢)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작금의 증시 활황도 통화량 증가에 따른 유동성 장세와 반도체 섹터의 슈퍼 사이클, 부동산 규제를 피한 유동자금의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텔(Intel)의 전설적인 최고 경영자(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성공은 안일을 낳고 안일은 실패를 부른다.”라고 했다. 반도체 산업만큼 이 경고가 차갑게 들어맞는 분야도 드물다. 오늘의 호황은 내일의 상수가 아니다. AI 열풍도, 메모리 반등도, HBM 우위도 영원하지 않음을 각별 유념해야만 한다. 작금의 반도체 시장은 자유무역 규범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각국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 기업은 자기 나라 업체를 성의껏 밀어주는 형국이다.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Intel) 최고 경영자(CEO)도 “반도체 생산 기지를 우리가 원하는 곳에 지어야 한다.”라며 “미국과 유럽 내에 둬야 한다.”라고 2022년 3월 23일(현지 시각) CNBC와 인터뷰한 바 있다. 이는 말 그대로 반도체를 둘러싼 요즘의 경쟁은 경제 논리를 넘어선 ‘반도체 아메리카 원팀’을 노골화한 인텔의 대역습 선전포고이자 디지털 미래에서 ‘회복 탄력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정학적으로 자국 중심의 세로운 균형 잡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라는 함의(含意)가 담긴 듯하다.

한국의 ‘잠재 성장률’은 2012년 3.63% 이후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2%를 밑돈 뒤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내년까지 떨어지면 16년째 계속 이어지는 내리막이다. 이제는 말이 아닌 구조개혁과 규제 혁신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눈에 보이는 괄목할 만한 가시적(可視的) 시장 체질 개선 성과로 보여줘야만 한다. 서둘러 반도체 착시(錯視)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대대적인 경제 전반의 체질 혁신에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나서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 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이라는 이른바‘335 공약(公約)’은 메아리 없는 공약(空約)으로 신기루(Mirage)에 그칠 뿐임을 각별 유념·명심하고 반드시 실행으로 답해야만 한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