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현지 IT와 협력
현대차, 중국 환경 최적화 구현
지커·샤오펑, 강력한 기술 공세
6분 완충 배터리·로봇 개 눈길
‘2026 오토 차이나’가 지난 24일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센터(순의관)에서 개막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 현대차 제공
샤오펑의 전기 SUV ‘GX’. 현대차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SL 모델. 현대차 제공
축구장 53개를 합쳐놓은 38만㎡ 부지가 거대한 ‘바퀴 달린 인공지능(AI)’ 전시장으로 변했다.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센터에서 개막한 ‘2026 오토 차이나’(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장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파상공세와 이에 맞서 현지 파트너십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격전장이었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를 중국 시장 재건을 위한 기술 재도약의 기점으로 삼았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주인공은 세계 최초로 공개된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였다. 전장 4900mm으로, 현대차의 집요한 현지화 노력이 엿보이는 모델이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과 협업해 중국 인증(CLTC) 기준 6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노면 요철 충격을 최소화한 서스펜션 부싱과 소음을 잡은 특수 타이어로 중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승차감을 구현했다.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은 미디어 간담회에서 “중국은 고도화된 혁신 생태계를 갖춘 필수적인 시장”이라며 2030년 연간 판매 50만 대 달성이라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파트너사인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와 80억 위안(약 1조 55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가격 투명성을 보장하는 ‘원 프라이스’ 정책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20종의 전동화 신차를 쏟아내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는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5 N’ 등의 라인업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중국 로컬 브랜드 부스는 ‘기술 자립’을 과시하는 장이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성능 경쟁으로 고급화 브랜드로 도약을 꾀했다.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는 최고출력 1380마력을 자랑하는 하이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8X’를 공개했고, 샤오펑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GX’로 맞불을 놨다. 화웨이의 지능형 시스템을 채택한 아이토와 독자 자율주행 칩 ‘선지’를 탑재한 니오의 부스 앞에는 소프트웨어의 정점을 확인하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통의 강자들도 변신에 박차를 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초기 마차 형태의 차부터 마이바흐, 최신 전기차까지 한자리에 모으며 브랜드 전통성을 강조하면서 중국 화웨이와의 협업 결과물을 전면에 배치하는 전략을 택했다. BMW는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과 ‘i7’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BMW도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의 협력을 알렸고, 아우디 역시 화웨이의 ‘첸쿤’ 시스템을 적극 수용하는 등 생존을 위한 현지 기술 수혈을 공식화했다.
미래 기술의 핵심인 배터리와 AI 연동기술은 이번 모터쇼의 백미였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은 6분 27초 만에 98%까지 충전 가능한 3세대 ‘선싱’ 배터리로 충전 속도의 한계를 깼다. BYD는 영하 31.3도 극한 환경에서도 완충되는 기술을 시연해 박수를 받았다.
전시장 곳곳을 “멍멍” 짖으며 다닌 체리자동차 자회사 아이모가의 로봇개 ‘아르고스’와 샤오펑의 휴머노이드 로봇 등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 눈길을 끌었다.
이번 2026 오토 차이나는 다음 달 3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전시 차량은 총 1451대이며, 전 세계 최초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모델만 181대에 달한다.
베이징(중국)/글·사진=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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