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바이엘이 본 한국의 힘…"임상·R&D 갖춘 글로벌 혁신 거점"

임상 연구, 신약 개발, 바이오 스타트업 생태계, 규제 및 시장 접근성 논의가 함께 맞물린 국가로 평가하고... 바이엘은 지난 4월 30일 바이오 코리아 2026에서 한국 바이오제약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바이엘 코랩...

바이엘이 본 한국의 힘…"임상·R&D 갖춘 글로벌 혁신 거점"

[인터뷰] 세바스찬 구스 바이엘 제약사업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한국, 임상연구 세계 6위·신약 후보물질 세계 3위…과학적 역량 인상적"

케렌디아·아순덱시안·방사성리간드 제제 앞세워 혁신 치료제 전략 강화

바이엘이 한국을 단순한 의약품 판매 시장이 아닌 글로벌 혁신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임상시험 수행 역량과 바이오제약 연구개발 수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향후 바이엘의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방한한 바이엘 제약사업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이하 COO) 세바스찬 구스 박사는 청년의사와의 만나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서도 매우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의 중요성은 단순한 시장 가능성을 넘어 글로벌 혁신을 견인하는 거점으로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엘 제약사업부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세바스찬 구스 박사(사진제공 : 바이엘 코리아)

구스 COO는 바이엘 제약사업부의 글로벌 사업 운영과 성장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지역에서 바이엘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운영 모델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혁신 치료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번 방한에서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바이엘은 한국을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만 보지 않는다. 임상 연구, 신약 개발, 바이오 스타트업 생태계, 규제 및 시장 접근성 논의가 함께 맞물린 국가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제약시장 성장률, 글로벌 평균 웃돌아"

구스 COO는 한국 시장의 성장성과 과학적 역량을 바이엘이 주목하는 주요 이유로 꼽았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제약시장은 2024년 기준 약 4,34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한국 시장 역시 큰 규모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 제약시장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성장률인 5.1%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이엘 코리아 제약사업부 역시 2025년 5.7% 성장을 달성했다. 구스 COO는 한국이 바이엘 글로벌 사업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R&D 역량에 대한 평가도 높았다. 그는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한국 내 R&D 투자가 2019년 약 4,836억원에서 2023년 8,72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이 제약사 주도 임상연구 건수 기준 전 세계 6위, 아시아 2위에 올라 있으며, 신약 개발 후보물질 수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스 COO는 "한국의 과학적 역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R&D 분야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는 연구의 규모와 수준 모두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 치료제를 모방하거나 제한적인 개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초 또는 최고 수준의 치료제를 지향하는 시도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띄었다"며 "한국 과학자들의 높은 전문성과 강한 추진력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했다.

'케렌디아' HFpEF 허가, 한국 전략적 위상 보여준 사례

구스 COO는 바이엘이 국내에서 주력하고 있는 치료 영역 중 하나로 심혈관·신장 질환을 꼽았다. 특히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케렌디아의 적응증 확대를 한국 시장의 전략적 의미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케렌디아는 국내에서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 신장병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상인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도 허가를 획득했다. 구스 COO는 한국이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당 적응증 승인을 받은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한국에서도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라며 "한국의 심부전 관련 질병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유병률도 2002년 0.77%에서 2020년 2.58%로 지난 18년간 약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구스 CO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HFpEF 분야의 국내 임상 전문가와도 면담했다. 구체적인 방문 기관과 면담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의 심부전 치료 환경과 케렌디아의 임상적 의미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HFpEF 환자에게 케렌디아가 갖는 임상적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며 "사회적·의료적 부담이 높은 심부전 치료 영역에서 케렌디아는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이 임상연구를 마치고 승인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실질적인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바이엘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이 빠른 허가 경험과 높은 임상 역량을 갖춘 국가인 만큼, 혁신 치료제가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순덱시안·RLT·파킨슨병 치료제'…후속 성장동력도 주목

바이엘은 케렌디아 외에도 다수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스 COO는 혈액응고인자 XIa 억제제 '아순덱시안',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표적 알파 치료제 '225Ac-PSMA-Trillium', 파킨슨병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을 주요 후보로 꼽았다.

아순덱시안은 바이엘이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2차 뇌졸중 예방 분야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3상 임상 결과에서 2차 뇌졸중 발생률을 2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구스 COO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200만건의 뇌졸중이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 5명 중 1명은 5년 이내 2차 뇌졸중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2차 뇌졸중은 1차 뇌졸중보다 더 치명적이고 심각한 경우가 많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큰 분야"라고 말했다.

아순덱시안 개발 과정은 바이엘의 R&D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2023년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중단됐지만, 바이엘은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기전과 과학적 근거를 재검토한 뒤 2차 뇌졸중 예방 분야에서 개발을 이어갔고, 이후 긍정적인 3상 결과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구스 COO는 "성공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며, 실패는 여러 면에서 발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실패하더라도 그 안에서 배울 점과 교훈이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순덱시안은 2023년 임상 중단 이후 여러 이해관계자가 기대를 접었지만, 바이엘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2차 뇌졸중 예방 분야에서 혈액응고인자 XIa 억제제 최초로 성공적인 3상 임상 결과를 제시했다"고 했다.

종양학 분야에서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225Ac-PSMA-Trillium'이 주목된다. 해당 치료제는 PSMA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 계열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다. 구스 COO는 전립선암이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고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인 만큼, 해당 치료제가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한국은 임상연구와 임상 개발 프로그램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당 프로그램 추진에 있어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분야에서는 세포 치료제 '벰다네프로셀'과 유전자 치료제 '아메테프진 파르벡'이 언급됐다. 벰다네프로셀은 손실된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를 대체하기 위해 설계된 단회 투여 세포 치료제로 현재 3상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메테프진 파르벡은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기전을 표적으로 신경 기능 회복과 질병 진행 지연을 목표로 하는 일회성 유전자 치료제로, 현재 2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구스 COO는 "파킨슨병은 수십 년간 뚜렷한 치료적 진전이 없었던 분야"라며 "바이엘은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를 모두 개발하며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에 필요한 것은 공간보다 글로벌 전문성"

바이엘은 한국 혁신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엘 코랩 커넥트 서울이다.

바이엘은 지난 4월 30일 바이오 코리아 2026에서 한국 바이오제약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바이엘 코랩 커넥트 서울' 출범을 발표했다. 바이엘 코랩 커넥트는 초기 단계 생명과학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글로벌 인큐베이터 네트워크다. 독일 베를린, 미국 케임브릿지,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일본 고베와 도쿄 등 주요 혁신 거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구스 COO는 한국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제는 단순한 논의를 넘어 실행 단계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엘 코랩 커넥트 서울을 통해 높은 과학적 역량을 보유한 한국 바이오·제약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파트너십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구스 COO는 한국 스타트업에 필요한 지원이 단순한 연구 공간이나 자본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한국에는 이미 우수한 인프라와 자금 조달 기반이 갖춰져 있으며, 실제로 초기 바이오제약 기업에 더 필요한 것은 글로벌 개발과 사업화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신생 바이오·제약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아직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분야의 전문성"이라며 "그 전문성은 과학적인 영역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규제 체계, 비즈니스 모델 구축, 시장 접근 전략 수립, 약가 결정 등에 대한 전문적인 노하우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엘 코랩 커넥트 서울은 이러한 전문성을 참여 기업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출범한 프로그램"이라며 "혁신은 혼자 이뤄낼 수 없고, 학계와 스타트업, 기업의 과학자들이 함께 협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했다.

혁신 신약 가치 인정도 과제…"접근성 논의 진전 필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혁신 신약의 가치 인정과 환자 접근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이날 함께 자리한 바이엘 코리아 이진아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로 혁신 신약의 가치 인정 문제를 꼽았다. 중증 질환이나 희귀 질환 분야에서 혁신 신약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현재 ICER 값이 혁신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현 정부가 약가 개편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KRPIA 등을 통해 만나는 관계자들도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련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엘 역시 탄탄한 임상 데이터와 강력한 가치 제안을 바탕으로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했다.

구스 COO도 혁신성과 접근성의 균형이 제약 산업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는 큰 위험과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며, 혁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지식재산권 보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의약품이 특허 만료 이후에도 사회에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제약 산업은 큰 위험을 감수하며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특허 보호와 혁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특허 만료 이후에도 개발된 의약품들이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사회적 가치를 이어간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중요성, 앞으로 더 커질 것"

세바스찬 구스 COO(사진제공 : 바이엘 코리아)

바이엘은 현재 종양학, 심혈관·신장 질환, 신경학, 희귀 질환, 면역학을 핵심 치료 영역으로 삼고 있다. 구스 COO는 이들 영역에서 세계 최초 또는 최고 수준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바이엘의 목표라고 밝혔다.

바이엘은 현재 파이프라인 전반에서 33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중 1상은 19개, 2상은 6개, 3상은 8개다. 2025년에는 신약 3건과 적응증 추가 2건 등 총 5건의 최초 허가를 달성했고, 6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구스 COO는 바이엘이 향후 몇 년간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부터 4~6%대 성장을 회복하고, 2028년부터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해 2030년까지 30%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주력 제품과 포트폴리오가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고 상업적 기회도 상당한 파이프라인이 점차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기대도 분명히 했다. 구스 COO는 한국이 과학의 질적 수준, 벤처캐피탈 접근성, 규제 체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지적재산권 보호, 혁신에 대한 보상 체계 등 혁신 생태계 평가 요소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APAC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순위에 위치할 만큼 중요도가 매우 높은 국가"라며 "담당하는 국가가 많아 모든 곳을 방문하기 어려운 현실에서도 한국을 찾은 것은, 한국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중요한 시장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와 관련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상당한 진척이 있다"며 "한국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