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이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로 민형배 후보를 확정하자 민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이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이 한 달여간의 치열한 레이스 끝에 결승선을 넘었지만 과열·혼탁 선거로 격화되면서 지역사회 곳곳에 갈등과 생채기가 여전하다.
양분된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빠르게 봉합하고 전남광주 통합 취지를 살려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게 민형배 후보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연쇄 단일화 ‘세 불리기’…한 편의 드라마
지난달 19일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은 이날 결선 투표 끝에 민형배 후보로 확정됐다.
이번 민주당 특별시장 경선은 6명이 맞붙은 예비경선에 이어 5인 본경선, 2인 결선 투표에 이르기까지 최종 후보 선출로 가는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하고 치열했다.
당초 광주시장, 전남지사를 준비했던 후보들이 전남광주 통합이라는 거대한 물줄기에 휩쓸려 자신의 지지기반을 넘어 다른 권역까지 아우르며 예상치 못한 메가급 선거를 치러야 했다.
경선 기간 중도하차와 드라마틱한 합종연횡도 이어졌다. 당초 출마키로 한 이개호 의원이 레이스 이탈을 선언했고 이병훈 민주당 호남발전특위 부위원장도 예비경선을 앞두고 출마를 포기했다.
강기정·김영록·민형배·신정훈·주철현·정준호 후보가 맞붙은 예비경선에서는 정준호 후보의 탈락으로 5명이 본경선에 올랐으나 2명으로 압축하는 결선 투표를 고려한 후보간 단일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1964년생 동갑내기로 ‘운동권 동지’인 강기정·신정훈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로 승부수를 띄었고 신 후보로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수 십년 인연으로 맺어진 두 후보가 보여준 눈물의 단일화에 민심은 요동쳤다.
하지만 본경선 불과 이틀 전, 전남 동부권 적자를 자처하는 주철현 후보가 민형배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해 판세는 다시 한 치 앞도 모르는 형국이 됐다. 결국 5인에서 2인으로 압축하는 본경선에서는 김영록·민형배·신정훈 후보가 맞붙었고 과반득표가 없어 경선 1,2위를 한 민형배·김영록 후보가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결선으로 향하는 과정도 치열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은 민 후보를 견제하며 김 후보는 대반전을 시도했고 강 후보와 신 후보의 지지를 이끌어낸 데 이어 결선투표 직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광주 4개 구청장까지 가세해 정치권 ‘빅텐트’를 만들어 냈다.
민 후보는 바닥 민심을 다지며 중앙 무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의 응원 메시지와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와 정책 연대를 가동하며 외연 확장을 이끌었다.
양 캠프도 잇단 지지선언과 세 다툼으로 사활을 건 선거전을 벌였다. 시민사회단체와 포럼, 지역 관변단체 등을 연계해 세 확장을 도모했고 탈락 후보 조직을 각각 흡수하며 결선 승리에 만전을 기했다.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민형배 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결과 발표 후 김영록 후보 사무소에 있던 지지자가 얼굴을 감싸 쥔 모습./김성빈 기자
◆혼탁·갈등 양상…‘후폭풍’ 어쩌나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분열로 치닫으면서 벌써부터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본경선에서 탈락한 신정훈 후보 캠프 일부 간부급들과 화순 지역 지지포럼은 민형배 후보 측으로 이동한 반면 신 후보는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형국이다.
사단법인, 각종 친목 단체, 협회 등도 노선을 달리하며 지지하지 않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등에 열을 올리며 선거전에 나서 지역사회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 상태다.
경선 과열로 인한 논란과 갈등, 법적 공방 예고도 이어졌다.
민 후보 측은 특정 시민의 명의를 무단 도용한 김영록 후보 지지 문자 대량 발송 사례를 적발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전남 일부 고령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대리 온라인투표 알바’ 정황과 SNS·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의 허위사실 유포 사례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 측과 신정훈·강기정 단일후보 측은 ‘단일화 여론조사 과정에서 역선택을 유도해 여론조사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민 후보 측을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지방선거 이후 사법리스크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통합 정신 살려 분열 봉합해야"
민주당 초대 통합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은 마무리됐지만 전남과 광주는 여전히 선거 앙금이 가시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승리 후보에 ‘줄 서기’했던 정치 진영과 권역은 초대 통합시장의 막강한 영향력에 기댄 장밋빛 기대가 나오는 반면 탈락 후보에 편승했던 정치 세력은 벌써부터 차기 당권 경쟁에서의 역할 도모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시장 후보 경선이 김민석 총리와 정청래 당 대표 간 차기 당권 경쟁과도 맞물려 여진이 계속될 거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각종 사회단체 내부에서도 지지 후보가 엇갈리며 갈등이 벌어진 상황도 빈번했다.
전남광주 통합 정신을 살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분열을 빠르게 봉합하는 게 민형배 후보의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국민의힘, 진보당, 정의당 등과 본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후보 입장으로서는 하루빨리 민주당 원팀을 꾸리고 본선 캠프에서 균형 있는 인재풀을 배치해야 한다.
민주당 최대 지지기반으로 경선이 곧 본선인 전남광주 지역에서 사실상 지방선거 승리가 예견되는 만큼 시장 당선 이후에도 지역과 표심 쏠림을 고려한 혜택을 지양하고 인재 등용과 지역 균등 지원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한 달여간의 경선 레이스로 워낙 치열하게 양 측이 맞붙은 만큼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을 하루 빨리 털고 후보자가 나서 화합과 협치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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