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무언가 억울함을 느끼면 민원 창구의 문을 두드립니다.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죠.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금융권에 접수된 민원을 집계했더니 모두 12만 8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전년보다 10%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증권과 보험 권역에서의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에 민원을 많이 제기했을까요?
■ 증권사: 신영증권, 가상자산:빗썸
지난해 우리 코스피는 2500선에서 출발해 1년 만에 4200선까지 뜨겁게 상승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금융투자 권역의 민원 증가율도 무려 65.4%에 달해 가장 뜨거웠습니다.
그 중심에는 신영증권이 있습니다.
활동계좌 10만 좌당 민원 건수를 보면
신영증권은 158건을 기록했습니다.
전년(3.3건) 대비 무려 4,753%라는 경이로운(?) 상승률입니다. 지난해 11월 그린광학 상장 첫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주문이 몰리면서 전산 장애가 발생했는데, 이 전산장애가 민원 급증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이어 메리츠증권(7.1건), NH투자증권(3.6건)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KB증권(0.9건)과 카카오페이증권(0.7건)은 상대적으로 민원이 적었습니다.
금융투자 권역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의 경우 지난해 접수된 민원이 4,491건에 달했습니다.
1년 전 403건에서 11배가량 늘어난 수준입니다.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곳은 빗썸입니다.
지난해 빗썸이 API 첫 거래를 하는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가, 이후 일부 이용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관련 민원이 급증했습니다.
■ 은행: 하나·농협의 역주행
은행권은 전체 민원은 줄었습니다. 다만, 은행별 성적표는 엇갈립니다.
고객 10만 명당 민원 건수에서
국민은행(8.7건)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상승 폭입니다.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민원이 63.4% 급증하며 7.3건을 기록했고, 농협은행(6.9건)과 우리은행(6.7건)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고객 불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이 은행권에서 125%나 폭증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금융권의 보안 및 대응 체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보험: "가입할 땐 가족, 줄 땐 남?"
보험은 여전히 민원이 많습니다. 전체 민원의 절반 가까이(49%)가 보험에서 나옵니다.
[생명보험]
보유 계약 10만 건당
민원 1위는 iM라이프(43.2건)입니다. 이어 KDB생명(38.3건)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형사 중에는 삼성생명(7.8건)과 한화생명(8.8건)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손해보험]
메리츠화재(21.5건)와 흥국화재(21.2건), 롯데손보(21.1건)가 민원 '빅3'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전년 대비 민원이 22.6%나 늘어났습니다.
민원 유형을 보면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불만'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줄 돈을 제대로 안 주거나, 지급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는 과정에서 소비자들과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지난달 13일 KBS 뉴스광장. 롯데카드는 지난해 290만 명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 과징금 96억 원 처분을 받았다.
■ 카드·저축은행: '더케이'와 '롯데'의 불명예
[신용카드]
고객 10만 명당 민원 건수를 보면
롯데카드(7.4건)와 하나카드(7.2건)가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반면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민원을 38.7% 줄이며 9.6건을 기록,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축은행]
더케이저축은행은
고객 1만 명당 민원이
24.3건으로 전년 대비 183.9% 폭증하며 1위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그다음은 안양저축은행(20.4건)이었습니다.
■ '민원'보다 무서운 건 '등 돌린 소비자'
내가 신청한 민원이 이왕이면 빨리 해결되길 바라는 건 어찌 보면 인지상정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의 경우 민원 건수도 늘었지만, 민원 처리 기간도 늘어났습니다. 평균 46.6일. 전년보다 5일이나 더 길어졌습니다.
물론 악성 민원인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민원은 기본적으로 그 회사의 서비스를 믿고 이용해 본 사람이 제기하게 됩니다.
때문에 민원 순위 1등이라는 지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회사가 고객이 보낸 신뢰를 어떻게 응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민원이지만 다음은 고객이 등을 돌릴 수도 있을 겁니다. 고객이 보내는 민원의 의미를 한 번 더 고민해 봐야 할 이유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등 동향' 자료를 검색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이 어제(21일) 발표한 ‘2025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등 동향’ 자료 일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