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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의 나이이즘 (80)] 잠이 보약이다
민병두
입력 : 2026.05.18 11:27
ㅣ 수정 : 2026.05.18 11:27
늙지 마라, 병들어 죽지 마라
30억 원짜리 회춘 실험의 결론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사진=미드저니 / 뉴스투데이 이가민]
[뉴스투데이=민병두 회장] 미국의 테크 기업가이자 ‘역노화(Reverse Aging)’ 실험으로 유명한 브라이언 존슨. 1977년생으로 큰 부를 축적한 뒤 진시황과 같은 숙제에 매달렸다. 불노장생. 늙지 않고 영원히 살 수는 없을까. “인간의 노화 속도를 되돌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집착 수준으로 매달렸다.
매년 30억원을 자신의 몸에 투자한다. 프로젝트 이름은 블루프린트. 그는 혈액을 분석하고, 장기의 나이를 측정하고, 수면과 심박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수십 명의 의사와 연구진이 그의 몸을 관리한다. 어떤 날은 하루를 분 단위로 통제한다. 아들의 혈액으로 자신의 혈액을 대체했다. 나이 어린 쥐 들의 피를 뽑아서 성인 쥐의 피를 갈았더니 젊어졌다는 실험 결과가 있었지만 인간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그 대신 자신의 피를 뽑아서 청정하게 관리를 하고 다시 주입시켰다.
자신의 몸을 운영체제(OS)처럼 관리했다. 하루 수십 개의 영양제 복용, 초정밀 식단 관리, 철저한 수면 통제, 1분 단위 생활 스케줄, 자신의 장기별 생물학적 나이 측정, 피부와 근육 나이 관리등이다. 실험을 주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미래 인간처럼 보기도 하고, 실리콘밸리식 불로장생 집착이라고 비웃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신 바이오 기술과 데이터 과학이 인간의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 신체 나이를 18세로 되돌리고 여기에서 멈추게 하려는 그의 프로젝트를 블루프린트 3대원칙이라고 한다.
첫째는 철저한 데이터 측정이다. 혈액 검사, MRI, 유전자 분석, 심지어 매일 밤 수면 상태와 신체 지표를 30여 명의 의료진과 정밀하게 모니터링한다. 둘째는 철저한 통제와 규율이다. 두뇌가 감정적으로 음식을 고르게 하지 않고, 사전에 완벽히 설계된 시스템과 루틴에 따라서만 생활한다. 셋째는 돈 다이(Don't Die) 철학이다. 인류가 노화와 죽음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과거 진행했던 아들의 혈장을 수혈받는 극단적인 실험 등은 효과가 없어 중단했다.
그의 노력은 성공했을까. 그가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쓰며 장수 연구에서 배운 모든 것”이라며 41개의 건강 습관 리스트를 공개했다. 공개한 리스트는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이 아니라, 그동안 수백만 달러를 쓰며 얻은 경험을 일반인을 위해 집대성한 기본적인 건강 비결 요약본이다. 그런데 그 결론은 사실 알고보면 인류가 오랫동안 체득한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잘 자고, 잘 먹고(제대로 먹고) 잘 걸으면 되는 것이다.
X에 공개된 '41가지 건강 비결'(Longevity Hacks) 중 가장 첫째는 수면 관리이다. 존슨은 "수면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수면이 보약이라는 것이다. 침대에서 머무는 수면 시간 8시간을 확보하라. 자정 이전에 매일 같은 시간에 취침하라, 참고로 그는 8시 전후 초저녁에 자고 새벽 4시경에 일어난다.(보통 의사들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10시 이전에 취침할 것을 권고한다) 제대로 잘려면 취침 직전에 음식을 섭취해서는 안된다. 저녁은 자극적이지 않은 순한 음식으로 가볍게 먹어야 한다.
취침 1시간 전 모든 전자기기 스크린 차단하라.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침대에서 스마트폰 대신 종이책(물리적인 책)을 읽어라. 서늘한 방에서 취침하고, 해가 진 후에는 집안의 밝은 조명을 피하라.
첨가당 절대 피하기. 설탕은 거의 모든 곳에 들어있으니 주의하라. 미국의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제품 멀리하라. 튀긴 음식을 멀리하고 채소, 과일, 견과류, 콩류, 베리류 중심의 자연식품을 섭취하라. 술은 몸에 나쁘므로 완전히 끊고, 커피(카페인)는 낮 12시 이전에만 마셔야 한다.
식사 후에는 가볍게 걷거나 맨몸 스쿼트를 하라. 루틴하게 심박수를 높이는 고강도 운동 하기, 무거운 것 들기(근력 운동) 및 매일 스트레칭하기,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것 피하기, 항상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로 서 있기, 스마트폰의 모든 알림 끄기 및 소셜 미디어 사용 제한하기, 아침저녁으로 구강 관리하고 치과 정기적으로 가기,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친구나 지인 만나기,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호흡에 집중하며 몸을 진정시키는 법 배우기 등등.
그는 "우리 몸은 시계와 같아서 규칙적인 루틴을 좋아한다"며 아침과 저녁 일정을 완전히 시스템화할 것을 권장했다. 처음부터 41가지를 모두 하려 하지 말고 아주 작은 단계(Baby steps)부터 하나씩 서서히 도입하라고 조언했다.
건강과 장수를 의료기술의 문제로만 이해한다. 병원을 더 짓고, 신약을 개발하고, 노화를 늦추는 기술이 나오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장수 연구들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조금 다른 방향이다. 오래 사는 사람들은 대개 일정한 생활 리듬을 갖고 있고, 적당히 움직이며, 관계망이 끊어지지 않고, 스트레스가 과도하지 않다.
오키나와나 사르데냐 같은 블루존(세계적인 장수촌) 지역의 공통점도 비슷하다. 거기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 느린 식사, 걷는 생활, 공동체 관계, 과식하지 않는 문화, 그리고 삶의 목적감이 있다.
어쩌면 노화의 본질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리듬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몸이 무너지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만이 아니라, 리듬이 깨졌기 때문일 수 있다. 밤과 낮이 뒤섞이고, 인간관계가 끊어지고, 과잉 정보와 불안이 신경계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현대인의 피로는 단순한 과로가 아니라 “생체 리듬의 붕괴”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첨단 기술과 의료의 끝까지 경험해 봤던 그가 오히려 더 원초적인 삶의 원칙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마치 거대한 원을 한 바퀴 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민병두 프로필 ▶
現 뉴스투데이 회장 / 前 20대 국회 정무위원장 / 前 보험연수원장 / 前 문화일보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 저서로 '빛의 혁명', '도시는 사람이다', '웰빙이 아니라 웰리타이어링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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