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단숨에 ‘위험 회피’에서 ‘위험 선호’로 방향을 틀었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확산되자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등하며 강한 반등을 연출했다.
현지시각으로 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5.46포인트(2.85%) 오른 4만7909.9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1%, 나스닥지수는 2.80% 상승했다.
◆ 호르무즈 개방 기대…유가 급락이 랠리 촉발
이번 상승의 출발점은 지정학 리스크 완화였다. 미국과 이란은 협상 시한을 불과 90분 남겨둔 상황에서 휴전에 합의했고, 이란은 협상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자 국제 유가는 급락했고, 이는 곧바로 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가능성도 동시에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 에너지↓ 항공·소비↑…자금 이동 뚜렷
유가 급락은 업종별 흐름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에너지 기업 주가는 4% 이상 하락한 반면, 유류비 부담 완화 기대가 반영된 항공·레저 업종은 상승했다. 델타항공은 3% 이상 올랐고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은 7% 넘게 뛰었다.
이는 시장 자금이 ‘방어적 에너지’에서 ‘경기 민감 소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 반도체 전면 급등…AI 중심 시장 재복귀
기술주 중심의 강한 반등도 이번 랠리의 핵심 특징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34% 급등했고, 구성 종목 30개가 모두 상승하는 전면적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ASML은 8.77%, 인텔은 11.42%, 마이크론은 7.72% 상승하는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전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시장의 초점이 다시 인공지능(AI)과 성장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에도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며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강경 세력의 존재 역시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구조적 상승 전환이라기보다 ‘최악의 시나리오 회피’에 따른 안도 랠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중동 상황 전개에 따라 유가와 증시가 다시 크게 출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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