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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국發 리스크, 中은 기회로 봤다···CDF서 기업 '끌어안기 전략' 가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포럼에 참석해 중국 지도부와 접점을 확대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 등 압박에도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30% 이상을...

미국發 리스크, 中은 기회로 봤다···CDF서 기업 '끌어안기 전략' 가동

CDF에서 서방에 '안정적 파트너' 강조

"美 보호주의 문제 해결법 아냐" 비판

15.5 첨단 기술 중심 산업 전략 구체화

韓, 공세 대응 '초격차 전략' 정비 필요

22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개막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 모습 /신화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통상 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예측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방 기업과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 발신에 나섰다. 미국발 통상 리스크와 대비되는 '안정적 파트너' 이미지를 강조하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지도부와 정책자문 인사들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포럼(CDF) 2026'을 통해 공통적으로 '개방'과 '안정성'을 강조했다.

"예측 가능한 중국"···기업 판단 기준 흔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자문역으로 알려진 정윤녠 홍콩중문대 선전 공공정책학원 원장은 "전쟁 장기화와 지정학적 갈등 심화 속에서 국제 질서 해체는 불가피하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 기업들은 중국이 제공하는 정책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기준으로 사업 환경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융녠은 중국식 산업 구조의 핵심으로 '개방성'을 제시했다. 특정 모델을 강요하지 않고 각국 상황에 맞는 발전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서방 국가의 정·재계 인사들이 중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도 이러한 확실성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 역시 개막 기조연설에서 "보호주의는 문제 해결의 해법이 아니며 개방과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무역이 "규칙 틀 안에서 이뤄지는 공정 무역"임을 강조하며 서방의 '과잉 생산' 비판에 대응했다.

중국은 지난 한 해 동안 무역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 1조1900억 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90%·휴머노이드 100만 대···'기술 중심 산업 재편' 속도

이러한 자본력과 시장 규모를 기반으로 중국은 첨단 기술 중심 산업 전환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주요 산업의 인공지능(AI) 도입률을 90%까지 확대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양산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정융녠은 "기술이 한계에 도달하지 않는 한 경제도 한계에 도달하지 않는다"며 "AI 경쟁의 핵심을 '응용 시나리오'로 짚었다. 그는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다양한 적용 환경을 갖추고 있어 AI 산업화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삼성까지 베이징행, 정치 갈등 속 '실리 선택'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CDF에 참석해 리창 중국 총리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같은 '예측 가능성' 메시지 속에서 글로벌 기업 경영진의 방문도 이어졌다. 애플의 팀 쿡, 일라이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등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베이징행을 택했으며 이는 정치적 갈등과 별개로 공급망과 시장을 유지하려는 실리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포럼에 참석해 중국 지도부와 접점을 확대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 등 압박에도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라며 "이번 참여는 정책 변화 확인과 리스크 관리 차원의 '헤징(위험 분산)' 성격이 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기업인들은 외교적 긴장 심화 영향으로 지난해와 달리 대거 불참하며 온도 차를 보였다.

韓, '초격차' 재정비 필요···대중 전략 전환 압박

중국의 산업 전략은 한국 산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100대 양산' 계획은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은 로봇 밀도 세계 1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 자국률이 낮은 구조다. 반면 중국은 대규모 자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단가를 낮추고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로봇, 배터리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 종합 경쟁력이 이미 한국을 위협하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추월했다고 진단했다. 국내 로봇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양산 체제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한국은 기술 격차를 벌리기도 전에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중국이 강조하는 '안정성'은 자국 중심 산업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술 자립 완성까지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국내 산업계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대중 수출 구조를 전환하는 한편 중국발 첨단 산업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초격차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중국발전고위포럼(CDF) = 중국 국무원이 주도하는 연례 국제 경제 포럼으로 글로벌 기업 CEO, 정책 결정자, 학계 인사가 참여해 중국 경제 정책 방향과 산업 전략을 공유하는 행사다.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는 ‘정책 창구’ 성격이 강하다.

☞ 초격차 전략 = 경쟁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의 기술·품질·생산 격차를 유지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산업 전략을 의미한다. 단순 격차가 아니라 ‘추격 불가능한 수준’의 기술 우위를 목표로 한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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