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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국-이란 전쟁發 '자원 대란' 리스크 고조…한국 산업 '비상등'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에너지...

미국-이란 전쟁發 '자원 대란' 리스크 고조…한국 산업 '비상등'

유가·가스·원자재 동반 상승…공급망 불안 현실화

에너지 수입 의존 구조, 한국 산업 취약성 노출

구조적 공급망 개편 필요성 대두 에너지 안보 시험대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불안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이러한 외부 충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며 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동 리스크와 에너지 시장의 급변

실제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기준 국제 유가의 대표 지표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중반대에서 거래를 마감한 뒤, 다음 날인 19일에도 110달러 선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며 상승 압력을 이어갔다. 같은 시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투자 심리의 불안을 그대로 반영했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도 불안 신호가 감지된다. 19일 카타르 국영 석유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주요 수입국과 체결한 장기 공급 계약과 관련해 '불가항력'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반격 과정에서 이란이 주변국 주요 시설을 타격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의 LNG 생산 시설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복구까지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은 연간 전체 LNG 수입량의 약 25%인 900만∼1000만 톤을 카타르에서 들여오고 있어, 수급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비용 압박

원자재 시장의 변화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19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보면, 알루미늄 가격은 중동 긴장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2월 말 대비 3월 둘째 주에 들어서며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단기간에 톤당 수백 달러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고, 여기에 실제 거래 시 추가되는 프리미엄 역시 같은 기간 급격히 뛰었다.

중동전쟁 이전인 2월 말 톤당 3100달러 수준이었던 알루미늄 시세는 3월 둘째 주 기준 약 3500달러까지 상승했다. LME 가격에 추가되는 지역 프리미엄(MJP) 역시 톤당 195달러에서 350달러로 급등했다. 이는 단순한 수요 증가보다는 공급 차질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지역에 위치한 주요 제련소들이 전쟁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최근 몇 주 사이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주요 자원의 국내 수입 단가는 체감상 더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이러한 흐름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알루미늄과 같은 기초 소재 가격 상승은 자동차와 전자, 건설 등 다양한 산업의 원가 구조를 압박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역시 공정 특성상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 생산시설이 있는 라스라판 산업도시. 사진= 연합뉴스

자원 공급 구조적 취약성, 대응 과제 마련 필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도 부각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 비중이 크다는 점이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정유업계는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주요 정유사 고위 관계자들은 정부와 잇따라 협의를 진행하며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정부 역시 미국이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제재를 한시적으로 조정한 러시아산 원유 도입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인 가격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 충격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자원 확보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단순 대응을 넘어 에너지 구조 전환과 공급망 다변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상황에 대해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국내 석유화학,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수익성을 즉각 악화시키며,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쟁발 자원 대란은 외부 변수에서 비롯됐지만, 그 파급력은 한국의 내부 구조에 의해 증폭되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이 직결되는 시대에서 한국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사태를 '오일 쇼크발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조'로 규정하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자원난을 넘어 안보 위기와 결합돼 있으므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가동돼야 한다"면서 "미주나 아프리카 등 중동 외 지역으로 에너지 도입선을 긴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며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정부의 핵심 과제로 꼽고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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