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무역은 리스크 관리다] 새콤달콤 재미있는 무역리스크 비책(61)

흔히 생산량(Output), 효율(Efficiency), 에너지 소비, 처리 속도, 정밀도, 특정 환경(극한 추위나 더위 등)에서의 작동 성능 등을 의미하며 플랜트와 같은 대형 설비, 작동 여부가 중요한 IT시스템, 자동화 라인 등을...

새콤달콤 재미있는 무역리스크 비책(61)
하자보증과 성능보증은 다르다
모 종합상사 회의실.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날아온 클레임으로 어수선하다. 그 출발점은 아래의 계약문구에서 출발했다. 
아래 문구는 플랜트나 제품 수출에서 흔히 등장하는 문구지만, 보는 견해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The Seller shall, under this Agreement, guarantee the performance of the Goods for the twelve (12) months after relevant B/L date of the Goods.”
의미는 ‘매도인은 본 계약에 따라, 해당 물품의 관련 선하증권(B/L) 발행일자로부터 12개월 동안 그 성능을 보증한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문구상 그럴듯해서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상당수 기업들이 이런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실무자는 하자보증(Warranty)이라는 명목 하에 아래 문구를 사용했다고 설명하지만, 국제비즈니스 베테랑인 김 부장은 성능을 일정기간 보증한다는 문구를 쓰는 것은 난센스이자, 국제비즈니스 초보자임을 자처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황에 따라 회사에 엄청난 손실을 몰고 올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보증 대상
국제비즈니스 현장에서 하자보증(Warranty)과 성능보증(Performance Guarantee, 또는 Performance Warranty)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엄연히 다르다. 
클레임(Claim)이라는 용어도 관련되어 종종 함께 등장하지만. 혼선을 피하기 위해 클레임 부분은 나중에 설명하고자 한다. 
하자보증은 수출상이 물품에 하자(결함)가 없음을 보증하는 약정으로 한정된다. 대부분 제조제품, 특히 소비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보증 대상이다. 대부분 재료나 제조상의 결함으로 국한된다. 즉 설계 결함, 계약서 및 사양서와의 불일치, 통상적 사용에 부적합한 상태 등을 의미한다. 
이런 내용은 CISG(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UN협약)의 제35조와 연결된다. 즉, 동종 물품이 사용 목적에 적합(통상사용 목적)해야 하고 견본품으로 제시한 것과 같은 품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통상의 방법으로 용기에 담겨지거나 포장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보증 기간은 일반적으로 납품 후(무역에서는 선적 후) 6개월~24개월이다. 기계·설비는 설치 후를 기준으로 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출상은 무상 수리, 교환, 환불, 손해배상(계약에 따라 제한 가능) 등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소모품적인 내용이나 천재지변에 관련된 것은 면책될 수 있으니, 보증의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성능보증과 하자보증
성능보증(Performance Guarantee)은 하자보증과 완전히 다른 문제다.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기계 등의 특정한 성능 및 결과 달성을 보증하는 것으로 통상 결과적인 내용을 담보한다. 
흔히 생산량(Output), 효율(Efficiency), 에너지 소비, 처리 속도, 정밀도, 특정 환경(극한 추위나 더위 등)에서의 작동 성능 등을 의미하며 플랜트와 같은 대형 설비, 작동 여부가 중요한 IT시스템, 자동화 라인 등을 수출할 경우 고개를 내민다. 
보증 방식은 성능 테스트(Performance Test), 일반 기계의 시운전(Test Run)과 인수 테스트(Acceptance Test) 등으로 나눠진다. 
이를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Liquidated Damages)을 해주거나 성능에 미달한 비율에 따라 결제 금액을 감액하기도 한다. 성능 미달이 중대한 수준일 경우에는 계약 해제라는 극단적인 경우로 연결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혼란의 주인공은 전자제품인 냉장고다. 클레임의 내용은 10개월이 지난 후에 성능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성능보증은 대부분은 효율성 측면에서 보증이다. 반면 하자보증은 수출한 물품의 재료나 기술 등에 하자가 있는 경우로 구분된다. 
그래서 하자보증은 물건의 외관이나 기능적인 측면을 보증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제품의 성능보증은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보증하는 수치(Guarantee Figure)를 명시해야 한다. 
이런 수치를 기준으로 일정한 허용치(Tolerance)도 아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성능보증의 핵심은 측정 방법, 조건, 시험 절차 등이 아주 구체적으로 계약서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원자재 품질이나 운전 조건(온도 등)이 바뀌면 결과가 달라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또한 성능보증은 인도 과정에서 일회성 절차로 마무리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자보증처럼 일정 기간 유지되는 조항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앞의 문구는 하자보증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성능보증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변경해야 한다.
“The Seller shall be released from the responsibility of performance guarantee under this Agreement if and when the performance test has been successfully completed in accordance with this Agreement.”(본 계약에 따라 성능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경우 및 그 시점에, 매도인은 본 계약상 성능보증에 대한 책임에서 면제된다.)
●클레임은 바이어의 사후 권리행사
클레임(Claim)은 하자보증이나 성능보증을 포함해, 국제거래계약 위반에 대해 상대방에게 제기하는 권리 주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하자보증이나 성능보증이 계약서를 통한 사전 약속에 해당한다면 클레임은 바이어의 사후 권리 행사를 의미한다. 사유는 수량 부족, 품질 불량, 규격 미달, 성능 미달, 지연 납품, 포장 불량, 서류 하자 등이다. 
클레임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절차적, 형식적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상 클레임 통지 기간(Notice Period)의 준수와 엄격한 증빙서류(검사성적서, 제3자 감정서, 사진·동영상 등)를 요구한다. 
클레임은 대부분 당사자 간 원만한 합의로 종료되지만, 때에 따라서 소송이나 중재로 이어져 강제적인 분쟁 해결로 귀착되기도 한다.
최용민
최용민경제통상연구소장
광운대·숭실대 겸임교수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