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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역법 301조 꺼낸 미국… 관세불안 장기화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무역구조로 볼 때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일부 대미 수출품에... 미 정부가 세수 규모를 유지하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15% 이상으로 부과할...

무역법 301조 꺼낸 미국… 관세불안 장기화

미국 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새 관세를 도입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 3월 12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홍기원 연합뉴스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월 11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법원 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상호관세를 ‘복원’하는 게 목적인 만큼, 한국에 미칠 영향은 없거나 제한적일 거라고 정부와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세수 확보를 위해 일부 한국 수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행정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진행될 당사국 의견 수렴 및 공청회 등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호관세 복원 목적… 한국 15% 유지 전망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 관보를 통해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공표하고, 조사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베트남, 인도 등 16개 경제주체를 적시했다.

이번 301조 조사는 지난 2월 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해 무효라고 판결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예고됐다.

미 정부는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협상을 통해 총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대신 미국이 예고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현재는 다른 나라들처럼 10% 글로벌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조사 대상국과의 기존 무역합의에 대한 질문에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절차의 끝에서 대응 조치가 제안된다면, 그 협정에서 만들어진 약속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301조 조사가 상호관세 복원 목적이 강한 만큼, 한국의 관세 및 수출 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무역구조로 볼 때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일부 대미 수출품에 대한 301조 조사에서 미국에 심각한 불공정 무역을 했다는 판단이 내려져 일본이나 EU 등보다 고율의 관세를 부과받을 확률은 낮다”고 전망했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역시 “여러 국가가 동시에 관세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한국 경제에 즉각적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도 지난해 관세협상에 따른 합의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기존 관세합의에서 확보한 이익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수 늘리려 자동차 등 추가관세 가능성도

USTR은 이번 조사가 ‘과잉 생산력과 연관된 불공정 무역관행’ ‘강제노동에 의한 상품생산’ 등 두 가지 이유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를 제기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통상압박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의 조선과 자동차는 대미 투자 중이어서 압박 강도가 약할 듯하나, 철강과 석화 쪽은 공급과잉이 심한 만큼 압박이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 정부가 세수 규모를 유지하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15% 이상으로 부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세수를 활용해 국민에게 지원을 약속한 프로그램이 12개 정도”라며 “301조에 따른 품목관세로는 기존 상호관세 세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일부 품목관세를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우려했던 온라인플랫폼법이나 망사용 등 문제는 이번 발표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301조로 사안별 조사가 가능해져서 완전히 배제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최근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차별적 조치를 조사해 달라며 USTR에 제기했던 청원을 철회했지만, 향후 USTR 차원의 조사 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쿠팡 이슈 외에도 양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비관세 장벽 문제 등 대화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서두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민관 합동 TF 발족

정부는 301조 조사와 관련해 민관 합동 대응팀을 발족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월 20일 제55차 통상추진위원회와 미 301조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연달아 주재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301조 민관합동 TF에는 산업부·외교부·고용부 등 관계부처, 산업연구원과 무역협회, 반도체·자동차·철강·조선·화학 등 업종별 협회가 참여한다. TF는 서면의견 제출기한인 4월 15일까지 대응 논리를 개발하고 공청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미는 지난해 관세협상을 타결 짓고 현재 남은 비관세장벽(NTBs)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개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여 본부장은 “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계기로 비관세 분야 이행계획을 채택해 통상환경을 안정화할 계획”이라며 “기존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김동규 연합뉴스 산업부 기자 dkkim@yna.co.kr

작성 : 2026. 3. 26 [202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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