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을 앞세워 온라인 광고 생태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료 다운로드’나 ‘긴급 알림’ 같은 문구로 이용자를 유인하던 사기성 광고들이 대거 차단되면서 광고 시장 전반에 변화가 감지된다.
구글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광고 안전 보고서(Ads Safety Report 2025)’에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83억 건 이상의 정책 위반 광고를 차단하거나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2490만 개의 광고주 계정을 정지하고, 24만5000여 개의 게시자 사이트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책을 위반한 광고의 99% 이상을 이용자에게 노출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걸러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AI 기반 실시간 탐지 시스템을 본격 적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사기 광고 6억 건…계정 400만 개 정지
위반 유형을 보면 악성코드 유포 등 ‘광고 네트워크 남용’이 12억9000만 건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화 광고 정책 위반은 7억5500만 건, 법적 요건 미준수는 6억4670만 건, 허위정보는 4억2150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기(스캠) 관련 광고는 6억200만 건에 달했으며, 관련 계정 400만 개가 정지됐다. 단순 허위·과장 광고를 넘어 조직적 사기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차단이 이뤄졌다. 지난해 한국에서 삭제된 광고는 1억7550만 건, 정지된 광고주 계정은 32만6000개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저작권 침해, 광고망 악용, 데이팅·교제 서비스, 허위 진술, 성적 콘텐츠 관련 위반 비중이 높았다.
‘제미나이’ 투입…오탐 80% 줄였다
구글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광고 안전 시스템에 전격 도입했다. 제미나이는 계정 생성 이력, 행동 패턴, 캠페인 운영 방식, 광고 문맥 등 방대한 신호를 종합 분석해 위반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 키워드 매칭을 넘어 광고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정상 광고주가 오탐으로 정지되는 사례는 약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신고 역시 자동 분석 시스템을 통해 처리 속도가 빨라졌고, 관련 조치 건수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구글 측은 탐지를 회피하도록 설계된 악성 콘텐츠까지 선제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광고 정책 전문가는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광고 사기도 텍스트·이미지·영상까지 정교하게 조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플랫폼이 사전 차단에 실패할 경우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광고 시장의 신뢰는 플랫폼의 필터링 역량에 달려 있다”며 “AI를 활용한 선제적 차단과 함께 광고주 신원 검증, 업계 간 정보 공유 체계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 생태계 ‘질적 전환’ 신호탄
온라인 광고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수익원이다. 그러나 사기·허위 광고가 확산될 경우 이용자 신뢰가 무너지고, 이는 곧 플랫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수치 발표를 넘어, 광고 생태계가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가 사기 수법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이를 차단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는 양면적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구글의 대규모 차단 조치가 광고 시장 전반의 자정 작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우회 수법을 낳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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