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판매 중단 후 재출시...유사한 구조·금리에 흥행 여부 '미지수'
하나은행이 모임통장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한 차례 판매 중단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성장한 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이다. 다만 상품 구조와 금리 장점에서 차별점이 부각되지 않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은행은 최근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지난 2022년 이용률 저조로 상품 판매를 중단한 이후 약 4년이다. 하나은행은 앞서 지난 2023년 말 새로운 통장 발급 없이 기존 사용 중인 통장에 모임 기능만 연결한 모임통장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아예 별도의 독립적 상품을 내놨다. 특히 과거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가입이 가능했고 모임 관리서비스도 인터넷뱅킹에만 의존하던 점을 개선하며 모바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
모임통장은 저원가성 예금 확보와 고객 확대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수시입출금 계좌 형태로 기본 금리가 연 0.1% 수준에 머무른 만큼 정기예금이나 적금 대비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일부 금액 구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전체 조달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수신 상품으로 평가된다.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구조인 만큼 계좌를 한 번 개설하면 장기간 유지되는 경향도 있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국내 증시 활황으로 인한 은행권 자금 이탈 우려 속에도 "모임통장을 비롯한 입출금통장의 성장으로 지난해 12월보다 올해 1월 수신 잔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2023년에는 토스뱅크가 공동모임장 개념을 도입한 상품을 선보였고, KB국민은행도 기존 계좌를 활용해 모임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케이뱅크 역시 같은 해 모임통장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후 2025년에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까지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시중은행 전반으로 경쟁이 확산됐다. 우리은행은 2024년 11월 새 뱅킹 앱 '뉴원뱅킹' 출시와 함께 모임통장 기능을 신설했지만 현재는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다만 뚜렷한 장점에도 락인(Lock-in) 효과가 큰 만큼 후발주자에게 쉽지 않은 시장이다. 현재 모임통장 시장은 카카오뱅크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8년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대주주인 카카오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간편한 초대·회비 관리 기능을 앞세워 모임통장을 대중화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잔액은 1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8조4000억원) 대비 약 27.4%(2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시장 규모가 11조~12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1120만명에서 1250만명으로 11.6%(130만명) 늘었다.
전반적으로 상품 간 금리와 구조 차이가 크지 않아 경쟁력이 제한적이란 점도 후발주자에겐 부담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카카오뱅크는 기본 금리 연 0.1%의 모임통장에 별도 자금 보관 기능인 세이프박스까지 결합해 최대 1억원까지 연 1.6%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 재도전하며 카카오뱅크와 유사하게 '입출금 영역'과 '금고 영역'을 나눈 구조를 내세우고 있다. 일상적인 거래 자금에는 연 0.1% 금리를 적용하고, 별도로 보관하는 금고 자금(최대 300만원)에는 최고 연 2.5% 금리가 제공된다.
이밖에 KB국민은행은 최대 1000만원까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KB모임금고'를 운영 중이다. NH농협은행은 300만원 한도로 최고 연 2.5% 금리를 적용한다. 케이뱅크는 300만원 이하 구간에 연 2.0%, 토스뱅크는 모임금고를 이용하면 금액 제한 없이 연 1.4% 금리를 제공한다.
후발주자 가운데 성과를 낸 곳은 신한은행이 꼽힌다. 신한은행은 모임통장과 연계한 저금통과 적금 상품을 함께 운영하며 자금 운용 수단을 확장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모임저금통은 최대 300만원까지 연 2.0% 금리를 제공하고, 모임적금은 월 100만원 한도로 최고 연 4.1%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모임통장 출시 약 1년 만에 가입자 60만명, 잔액 2조원 규모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임이 활발해지는 봄 시즌에 맞춰 자금 관리의 편의성과 고금리 혜택을 결합한 맞춤형 상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