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관해 후에도 80% 재발
생존율 좌우하는 유지요법
환자 상태 따른 맞춤 치료
정밀의학 기반 치료가 핵심
박정열 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진행성 난소암은 주로 3~4기에 발견되지만 최신 수술 기법과 항암 치료의 발전으로 환자의 80% 이상이 몸에서 암세포가 관찰되지 않는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상태에 도달한다. 영상 및 혈액 검사상 암이 사라진 이 시점은 환자와 가족에게 일상 회복의 신호로 여겨진다. 한데 의료계에서는 완전관해를 치료의 종결이 아닌, 새로운 장기 관리의 시작점으로 엄격히 규정한다.
실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완전관해 판정 후 별도의 유지요법 없이 경과만 관찰할 경우 환자의 80% 이상이 수년 내 재발을 겪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암세포가 잠복해 있다가 다시 증식하기 때문이다. 난소암 치료 과정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믿는 시점이, 역설적으로 생존율을 좌우하는 가장 철저한 의학적 대비가 필요한 시기인 셈이다.
높은 재발률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핵심 전략이 PARP 억제제를 활용한 '유지요법'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가 PARP 억제제로 유지요법을 시행할 경우 재발 및 사망 위험이 최대 70%까지 감소한다. HRD 검사 양성 환자는 약 50%, 두 가지 모두 음성인 환자도 약 32%의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이는 등,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발현 여부에 따라 생존율 개선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학 용어 설명: 난소암은 수술을 잘 마쳐도 다시 병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은데, 이를 막기 위해 '유지요법'이라는 예방 전략을 씁니다. 우리 몸의 암세포는 스스로를 복제하며 퍼지는데, 이때 암세포의 복구 기능을 마비시켜 스스로 죽게 만드는 'PARP 억제제'라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있는 환자가 이 약을 쓰면 재발하거나 사망할 위험이 최대 70%까지 줄어들며, 유전적 특징이 뚜렷하지 않은 환자들에게도 상당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난소암 생존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수술 전후의 항암 전략부터 유지요법, 환자의 병기와 유전자 특성에 맞춘 정밀 의료가 필수적이다.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젊은 환자나 희귀 부인암 환자 역시 획일화된 방식이 아닌 철저한 개별 맞춤 치료가 요구된다. 7일 여성경제신문이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소암의 최신 치료 지침과 생존을 가르는 선택의 기준을 물었다.
ㅡ 진행성 난소암에서 PARP 억제제 유지요법의 실제 치료 성과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할 때, 기대효과와 한계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진행성 난소암의 경우 복막전이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병기 3기 혹은 복막 외 전이가 있는 병기 4기에서 주로 진단이 된다. 하지만 암을 최대한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와 항암치료를 잘 받으시게 되면 약 80% 이상의 환자분 들에서 완전관해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및 진찰 등에서 암이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진행성 난소암은 완전관해 후에도 재발률 80% 수준이다. PARP 유지요법은 재발·사망 위험을 최대 60~70% 낮춘다. 효과는 BRCA·HRD 등 바이오마커에 따라 차이 난다. 다만 내성 문제로 한계도 뚜렷하다. /구글 제미나이 캔바스 제작 인포그래픽
이것이 바로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 후 5년 이상은 이 상태가 유지되어야 완치에 이를 수 있다. 만일 치료 후 PARP 억제제 유지 요법 없이 경과관찰을 할 경우 약 80% 이상의 환자분들이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PARP 억제제로 유지요법을 하는 경우에는 암의 재발 위험과 사망위험을 상당히 낮추어 줄 수 있다.
그 효과는 바이오 마커 발현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효과가 가장 좋아서 암의 재발 및 사망위험을 약 60%~70%까지 낮추어 주고 HRD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중간 정도의 효과를 보였으며 암의 재발 및 사망위험을 약 50% 정도까지 낮추어 주었다.
또한 BRCA 유전자 변이가 없고 HRD 검사에서 음성이 경우에도 가장 낮은 효과를 보였지만 암의 재발 및 사망위험을 약 32%까지 줄여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국내에서 PARP 억제제는 진행성 난소암에서 유지요법으로 이 세 경우 모두에 대하여 허가되었으며 BRCA 유전자 변이가 있거나 HRD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보험 급여까지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PARP 억제제가 모든 환자분 들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PARP 억제제에 내성을 보이는 암에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와 재발 후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아직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의학 용어 설명: 우리나라는 유전적 변이가 없는 환자를 포함해 모든 난소암 환자가 이 약을 쓸 수 있도록 국가에서 허가하고 일부 환자에게는 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건강보험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BRCA 유전자 변이'란 본래 우리 몸에서 암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주는 유전자가 고장 난 상태를 말하는데 이 변이가 있는 환자는 약의 효과가 매우 좋지만 암세포가 약에 적응해 공격을 버텨내는 '내성'이 생기면 다시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이 듣지 않는 내성을 극복하고 병이 다시 도졌을 때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내는 것이 의학계의 절실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ㅡ 진행성 난소암에서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하는 전략에서 ‘수술을 먼저 고려할 환자’와 ‘항암치료를 먼저 진행해야 할 환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진행성 난소암에서 치료 전략으로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하고 다시 보조 항암 치료를 하는 전략과 수술을 먼저하고 보조항암치료를 하는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이 두 치료 전략의 치료 효과는 동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어떤 치료 전략을 선택하든 생존율 측면에서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행성 난소암은 완전관해 후에도 재발률 80%에 달한다. PARP 유지요법은 재발·사망 위험을 최대 60~70% 낮춘다. 치료 전략은 수술 선행과 항암 선행 모두 생존율 차이는 없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구글 제미나이 캔바스 제작 인포그래픽
하지만 임상상황에 따라서 선행항암치료가 유리한 경우와 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있다. 이는 주로 치료 전 시행하는 영상검사 및 혈액 검사를 포함하는 검사결과들과 환자분들의 전신상태에 따라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서 암의 복막내 전이만 있는 3기이고 수술을 바로 시행할 경우 암을 모두 절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반대로 복막 외 전이가 있는 4기 이거나 수술을 바로 시행할 경우 암의 완전절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 혹은 환자분들의 전신 상태가 광범위한 수술을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선행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여 암의 완전절제 가능성을 높이고 수술 범위를 줄여 합병증 가능성을 줄인 다음 수술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더욱 많다. 이는 치료자와 환자분들의 결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ㅡ 악성 난소 생식세포종양 환자에서 가임력 보존수술을 권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악성 난소 생식세포종양의 경우 항암치료에 매우 잘 반응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소아나 청소년기와 젊은 가임기 여성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가임력 보존수술이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현재는 항암치료 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병기와 상관없이 가임력 보존수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일반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수술 중 암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수술 후 항암치료를 잘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ㅡ 초기 자궁선육종 환자에서 자궁 보존을 고려할 때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위험성과 의사결정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궁선육종도 자궁육종의 한 아형으로 고등급 자궁육종에 비교하여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예후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자궁육종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며 고등급 자궁육종처럼 진행하는 아형도 있다.
특히 초기 치료에서 암의 근치가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 재발율이 높고 수술적 제거가 불가능한 부위에 재발한 경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초기 근치가 매우 중요하다. 아직 자궁보존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결과들이 없기 때문에 자궁보존치료에 대해 일반화하는 견해는 아직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자궁보존치료는 수술적 근치에 비해서 생존율의 감소가 없을 때 안전하게 추천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치료 전략에 비추어 볼 때 난치성 암에 해당하는 자궁육종 환자분들에서 자궁 보존 치료를 일반화하여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ㅡ 향후 5년 내 국내 부인암 진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변화해야 할 기준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부인암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자별 맞춤치료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동일한 암진단을 가진 환자분들에서 환자분들의 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치료는 점점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환자분들의 개별특성에 맞는 개별 맞춤치료 전략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정밀의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환자분들의 개별특성 파악을 위해서는 바이오마커를 포함한 정밀검사들의 원활한 수행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기술의 개발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 암 치료 약물의 개발 전략도 특정 바이오마커별, 환자 특성별로 세분화된 치료약물의 개발로 집중되고 있다.
최근의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 및 이중항체약물들의 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수술적 치료 또한 광범위 절제술이 도움이 되는 경우와 불필요한 광범위 수술 없이도 충분한 치료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우를 구별하기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 또한 환자별 맞춤치료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치료 후 환자분들의 삶의 질을 더욱 중요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의 일환으로 부인암의 경우 가임력 보존 치료를 안전하게 수행 받을 수 있는 적응증을 최대한 늘리려는 시도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부인암 치료 후 환자분들의 재활을 위한 방안들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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