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연상시키는 디자인…“역사적 비극 무게 헤아리지 못해”
개봉 당일 대부분 소진…메가박스 “잔여 물량 전량 폐기·재발 방지 절차 마련
메가박스 ‘암살자(들)’ 굿즈 관련 입장문. 메가박스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메가박스가 영화 ‘암살자(들)’의 오리지널 티켓 디자인을 둘러싼 논란에 공식 사과하고 남아 있는 물량을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메가박스는 4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굿즈 제작 과정에서 역사적 사건의 의미와 사회적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메가박스는 “역사적 비극과 참혹한 사건이 지닌 엄중함과 무게를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과 사건 당시 아픔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오리지널 티켓은 영화 관람객에게 선착순으로 무료 증정된 한정 굿즈다. 문제가 된 디자인에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당시 기념식장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가 사용됐으며, 별도의 투명판에는 총탄 자국을 형상화한 요소가 담겼다.
특히 투명판을 티켓 이미지 위에 겹치면 총탄 자국이 연단과 좌석, 태극기 등이 있는 위치에 맞춰지도록 제작됐다. 이 때문에 실제 역사적 비극을 오락적 상품의 시각적 장치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메가박스는 제작 과정에서 영화와 굿즈의 역사적 맥락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메가박스는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담당자들이 영화를 사전에 관람하지 못한 상태로 배급·제작사와 협의했다”며 “제공받은 제한된 이미지만을 활용해 굿즈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오리지널 티켓은 영화 개봉 당일 배포됐으며 대부분의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박스는 논란이 확산되자 현재 남아 있는 잔여 물량은 관객들에게 추가 배포하지 않고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메가박스는 향후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소재로 한 굿즈를 제작할 경우 디자인 자체뿐 아니라 사회적·윤리적 영향까지 사전에 검토할 수 있도록 내부 검증 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메가박스는 “앞으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활용한 오리지널 티켓을 제작할 때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검증할 수 있도록 내부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영화 홍보를 위한 한정판 굿즈라도 실제 역사적 사건과 희생자를 소재로 삼을 경우 상품의 디자인과 표현 방식에 대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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