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라팹 본격 시동...삼성 파운드리 전략 '시험대' [AI칩 인사이드]
테라팹 팀, 삼성에 생태계 참여 제안
설동협
기자
2026-04-18 06:04:0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과 로봇용 칩 자체 생산을 위한 테라팹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달아 공급망 생태계에 합류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또한 협력 확대에 나설지 관심이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라팹(Terafab) 팀이 삼성전자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과 접촉하며 최첨단 칩 제조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SpaceX) 합작 법인인 테라팹 인력들은 최근 몇 주간 포토마스크, 기판, 식각기, 증착기, 세정 장치, 테스트 장비 등 반도체 제조 공정 전반에 필요한 기구의 견적과 인도 시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팹은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스페이스X, xAI 등에 투입될 반도체칩 물량을 자체 조달하기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2029년 가동을 목표로 월 3000장 규모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파일럿 라인을 우선 구축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는 테라팹 팀의 지원 요청에 대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의 생산 능력을 테슬라에 더 많이 할당하는 방안을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머스크의 자체 제조 전략과 기존 파운드리 업체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단순한 고객 확보 차원을 넘어선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위탁생산 물량 확대에 따른 수익성을 챙기면서도, 제조 공정과 기술 노하우 등 테슬라의 반도체 역량을 키워주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TSMC 대비 고객 기반에서 삼성전자가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을 장기 로드맵에 편입할 경우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해 7월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5조원 규모의 'AI6칩' 위탁생산 계약도 따낸 상태로, 협력 확대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테슬라의 선택이다. 테슬라는 궁극적으로 생산 내재화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외부 파운드리와의 협력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따라 삼성전자의 역할과 위상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초기 생산을 맡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점진적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라팹은 특정 물량을 따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테슬라 반도체 생태계에 들어가느냐의 문제"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이번 참여 여부가 향후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 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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