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들이 디에어페스티벌에서 핫식스 글로우 비즈 팔찌 만들기, 리차징존 체험을 위해 줄 서있다. 사진 제공=롯데칠성음료
유통업계가 음악축제와 스포츠 이벤트 등에 직접 뛰어들며 매장 밖 고객들을 찾아가고 있다. 과거 단순 협찬이나 시식·판매 중심으로 축제 현장에 부스를 마련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동형 점포, 참가 티켓 판매, 체험 부스 등을 결합해 현장 매출과 신규 고객 유입을 함께 노리는 방식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달 28~31일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부산’에 이동형 편의점을 설치해 4일간 수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신생 골프투어로, 부산 행사에는 6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외부 행사장에서 음료·간편식 등의 즉시 소비 상품 수요가 커지자 편의점도 기존 점포 밖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CU의 이동형 편의점 가동 횟수 가운데 페스티벌에 투입된 횟수 비중은 지난해 연간 32.4%에서 올해는 1~5월 기준 48.1%까지 올라섰다.
CJ온스타일은 오는 21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리는 ‘월리를 찾아라! Run with 신한카드’ 마라톤 대회에서 단백질셰이크와 영양제, 에너지젤 등 웰니스 상품을 담은 ‘완주팩’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해당 대회의 참가권을 모바일 라이브 방송으로 단독 판매했다. 당시 방송 시작 10분 만에 준비된 참가권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전체 구매 고객 중 80% 이상은 CJ온스타일 모바일 앱 신규 고객으로 나타났다. 참가권 판매로 앱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행사 현장에서는 자사 판매 상품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일석이조’를 노린 셈이다.
식음료와 패션 브랜드도 페스티벌 현장에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있다. 제품을 직접 제공하거나 상품 이미지와 연결되는 휴식·체험 공간을 마련해 행사장 안에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방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3~25일 열린 남이섬 ‘디에어하우스 페스티벌’에서 에너지음료 ‘핫식스 글로우’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48시간 동안 음악과 캠핑 콘텐츠가 이어진 해당 페스티벌에서 롯데칠성음료는 캠핑 의자와 담요 등을 둔 ‘리차징존’을 마련했다. 야외에서 오래 머무는 관객에게 제품 시음과 휴식 공간을 함께 제공하며 ‘충전’ 이미지를 제품 체험과 연결한 것이다.
어그(UGG)도 지난달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에서 체험형 부스를 운영해 약 1만 1000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겨울 부츠로 알려진 해당 브랜드가 여름 음악 페스티벌에서 샌들 등 시즌 제품을 알린 사례다. 어그는 시즌 제품을 신어볼 수 있는 트라이얼존과 신발·발찌·메쉬백을 꾸미는 커스텀 바, 젤라또 협업 매장 등을 운영했다. 관객이 오래 걷고 머무는 야외 페스티벌 현장에서 제품을 신어보고 꾸미는 체험과 먹거리 요소를 함께 제공하며 호응도를 높였다.
유통업계가 행사장으로 눈을 돌리는 데에는 공연·페스티벌 시장이 커진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연 시장 티켓 판매액은 약 39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티켓예매수도 약 533만 매로 12.6%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체들은 단순히 사람이 많은 행사보다 브랜드 이미지와 맞는 현장을 고르는 분위기”라며 “현장 판매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과 브랜드 경험까지 함께 보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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