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물에서 대안 찾다] (上)
폭염·국지성 호우로 영양염류 결합…조류경보 급증해 청정 수자원 위협
햇빛 차단 '차광 효과'로 녹조 억제…연구 결과서 수질 개선 가능성 확인
수면 냉각으로 발전 효율↑…수자원공사, 물 기반 재생에너지 확대 주목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는 이미 현실이 됐다. 전례 없는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며 식수원인 댐과 하천에는 짙은 녹조가 번지고 있다. 물 환경 악화와 기후위기가 맞물린 상황에서, 이를 동시에 풀어낼 해법으로 '수상태양광'이 주목받고 있다. 물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수질 개선과 청정에너지 생산을 함께 노리는 방식은 기존의 단일 대응을 넘어선 대안으로 평가된다. 총 2회에 걸쳐 수상태양광이 제시하는 환경 회복의 가능성과 지역 상생 모델을 집중 조명한다.
지난해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방동저수지가 녹조로 물든 모습. 이성현 기자
여름철 짙은 녹색으로 변한 물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계절성 현상이던 녹조는 이제 시기를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상시 위험'으로 자리 잡았다.
8일 기후환경에너지부 등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누적 조류경보 발령 일수는 882일로, 전년보다 약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폭염으로 달궈진 수온에 장마철 유입된 영양염류가 결합하면서, 소양강댐과 보령댐 등 대표적인 청정 구역마저 녹조의 손길을 피하지 못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추진하는 '수상태양광'이 녹조 억제와 청정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겨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상태양광은 댐이나 저수지 등 수면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토지 훼손 없이 유휴 수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육상 태양광과 차별화된다.
특히 녹조 저감과 관련해선 '차광 효과'가 핵심 원리로 꼽힌다.
녹조를 유발하는 남조류는 강한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증식하는데, 수상태양광 패널이 수면 위에 그늘을 형성하면서 이러한 광합성 활동을 일정 부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수상태양광이 햇빛 차단 효과로 수온을 안정시키고, 녹조 발생을 억제하는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해외 사례에서는 엽록소 농도가 감소하는 등 수질 개선 지표가 관측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설치한 안동 임하댐 수상태양광 전경(드론).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이는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녹조 발생 환경을 완화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면을 덮는 구조로 인해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2011년부터 진행한 장기 모니터링 결과에서는 뚜렷한 부정적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패널 간 이격을 통해 수중 광 투과를 유지하고, 구조물 하부가 어류의 은신처 역할을 하면서 생물 다양성이 증가하는 경향도 일부 관찰됐다.
전력 생산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태양광 발전의 핵심인 반도체 소자는 섭씨 25도를 기점으로 온도가 상승할 때마다 발전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특성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모듈 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출력은 약 0.4-0.5%씩 감소하는데, 대기 순환이 제한적인 육상 태양광의 경우 한여름 뙤약볕 아래 패널 표면 온도가 70-80℃까지 치솟게 된다. 이 경우 기준 온도보다 50℃ 이상 상회하게 돼 물리적으로만 약 20% 이상의 출력 손실이 발생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반면 수상태양광은 물의 '비열'을 활용한 천연 냉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면 위에서 발생하는 증발 잠열과 대류 현상이 모듈의 열을 실시간으로 흡수하는 '수냉식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수상태양광은 물의 '비열'을 활용한 천연 냉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면 위에서 발생하는 증발 잠열과 대류 현상이 모듈의 열을 실시간으로 흡수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유튜브 갈무리
수상태양광은 육상 대비 모듈 온도를 10-15℃ 이상 낮게 유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온도 제어 능력 덕분에 실제 발전량은 육상보다 10% 이상 높게 나타난다. 겨울철 역시 물이 외부 기온보다 따뜻한 상태를 유지하는 온돌 역할을 수행하며 연중 최적의 발전 임계치를 유지한다.
수상태양광 가치는 단순한 발전량 확대를 넘어선다.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RE100 등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청정전력 확보는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요소다.
특히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수상태양광과 수열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을 결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발표한 수상태양광 긍정적 효과.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현재 한국수자원공사는 합천, 보령, 제천, 양구, 안동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총 105MW 규모의 수상태양광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약 5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한 모든 설비를 수도용 자재 위생안전 기준에 적합한 소재로 구성해 수질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수상태양광은 기후위기 시대 물관리 기술과 에너지 전환을 결합한 모델"이라며 "철저한 환경 검증과 효율성 확보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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