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AI페퍼스 선수단의 모습. /KOVO 제공
광주 연고 여자프로배구단 AI페퍼스가 매각 절차에 들어가며 존폐 기로에 놓였다. 수년간 공을 들여 유치한 팀이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이 다시 동계스포츠 불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현재 구단 인수를 맡을 기업을 물색 중이다. 지난 2021년 창단 이후 5년간 광주 유일의 동계 프로구단으로 자리해왔지만 최근 매각 추진으로 향후 운영과 연고지 유지 여부가 모두 불투명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자체 운영을 이어가기 어려운 여건이다"며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AI페퍼스는 최근 종료된 2025-2026 V리그 여자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를 벗어났고, 한 시즌 최다 승점과 최다 승을 동시에 경신하며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성적 상승세와 달리 시즌 종료 직후 구단은 존속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광주시를 비롯해 전북 전주시, 경북 구미시 등이 연고지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기업이 어느 지역과 협력하느냐에 따라 팀의 연고 이전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 내부에서는 광주 잔류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인수 기업 확보가 최우선이지만, 가능하다면 광주에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동안 지역 팬들의 지지가 컸던 만큼 겨울 스포츠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상황을 원치 않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 역시 광주에 계속 자리 잡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다만 향후 인수 기업과 연고지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매각 성사 여부다. 구단 안팎에서는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해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구단 측도 매각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으며 협상이 무산될 경우 해체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체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며 "현재로서는 구단 유지보다 매각 성사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 실패가 곧바로 해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운영 자금을 지원해 구단을 임시 관리한 뒤 새로운 스폰서를 찾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2011년 남자 프로배구 우리캐피탈은 연맹의 관리 체제를 거쳐 이듬해 새 후원사를 확보하며 팀을 유지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광주지역은 지난 2000년 남자프로농구 나산 플라망스와 2006년 여자프로농구 광주 신세계 쿨캣이 잇따라 연고지를 떠난 바 있다. AI페퍼스도 이탈할 경우 지역 스포츠 기반이 다시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구단이 광주에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구단 측과 함께 인수 기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양우철 기자 yamark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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