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자체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인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했다. 사진=롯데마트
지난해 홈플러스를 제치고 대형마트 업계 2위 자리로 올라온 롯데마트도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인 오카도와 함께 지은 제타 스마트센터 1호점의 가동을 앞둔 가운데 물량 확보를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마트의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이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얼마나 빛을 발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롯데마트, 1조원 투자해 전국에 ‘제타 스마트센터’ 건립
롯데쇼핑이 오카도와 손잡고 부산에 만든 제타 스마트센터 조감도. 사진=롯데쇼핑
앞서 이커머스 자회사인 ‘롯데온’을 통해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적 있는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새벽배송을 위한 준비 태세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온은 지난 2020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지 2년여 만인 2022년 높은 투자 비용과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관련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그로부터 4년 가까이 지난 현시점, 롯데마트는 자체 물류센터 건립과 함께 신선식품 그로서리 앱을 출시하며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 롯데마트의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올해 상반기 가동을 앞둔 제타 스마트센터를 통한 배송 효율 강화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 판로 확대다.
먼저,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롯데마트의 첫 번째 자동화 물류센터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 회사의 미래 전략을 ‘온라인 그로서리’로 삼는다고 발표하며 영국의 리테일 테크 기업인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롯데마트는 향후 약 1조원을 투자해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6개 물류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1호점인 부산 센터가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수도권 물량을 담당하게 될 2호점, 고양 센터도 지난해 2분기 착공을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이를 기반으로 2032년까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가동을 시작하는 ‘제타 스마트센터’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간으로 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배송·배차 서비스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일련의 과정은 모두 자동화로 이뤄지도록 해 인건비 부담을 줄였다는 특징도 갖는다. 부지면적은 약 4만㎡ 규모로 하루 3만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향후 해당 센터를 통해 부산뿐만 아니라 창원, 김해 등 주변 지역 고객의 주문 물량까지도 처리할 예정이다.
또 신선식품을 비롯해 냉장·냉동 가공식품 등 전 상품에 100%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상온 노출을 최소화하며 식품 경쟁력도 한 단계 높인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그간 쌓아온 상품 조달 역량과 신선식품 선별 노하우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의 강점을 더해,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 전반의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한층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정안 통과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현실화할 경우 롯데마트는 부산, 고양 등 주요 거점에 자리한 제타 스마트센터를 주축으로 전국에 분포한 112개 점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형식의 물류망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카카오와 맞손…온라인 판로 확대 나서
지난 2월 26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오른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왼쪽)가 ‘롯데마트-카카오,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사진=롯데마트
배송의 하드웨어 격인 물류센터 건립이 본격화한 가운데 관건은 배송 물량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마트는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한 판로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물류센터의 경우 대규모 인력과 전력이 투입되기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동량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자체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인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했다. 제타의 핵심 경쟁력은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지난 구매 이력과 소비 성향, 구매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정해 장바구니를 완성해 준다는 것이다.
이후 롯데마트는 같은 해 8월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무제한 무료배송이 적용되는 구독형 서비스 ‘제타패스’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각각 네이버, 카카오와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별도의 가입 없이 ‘제타패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의 경우 연내 카카오 쇼핑 내에서 제타의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롯데마트의 이 같은 전략은 앞서 네이버와의 협력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컬리의 사례를 참고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와 컬리가 함께 론칭한 ‘컬리N마트’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월평균 거래액이 매달 50% 이상 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 역시 해당 전략을 통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진행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의 협업 시너지로 올해 1월 ‘롯데마트 제타’ 신규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대비 6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지난 2월 진행된 카카오와의 협약식에서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역량과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고객이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쇼핑 환경을 만들고, 그로서리 마켓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홈플러스
한편, 법정관리 중인 홈플러스는 현재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한 예약 배송 서비스 ‘매직배송’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거점으로 한 퀵커머스 서비스 ‘매직나우’를 운영하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별도의 물류센터 없이 전국 점포 기반으로 운영 중으로 현재 대형마트의 경우 90%,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70% 이상의 점포에서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인 2025년 2월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는 당시 회사 전체 매출의 20% 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장보기 방식에 발맞춰 대형마트 3사 모두 온라인 장보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 기업이 기존에 구축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형마트는 오랫동안 신선식품을 취급해 온 만큼 새벽배송을 개시할 경우 분명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를 포함해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장보기가 줄어들고 있는 현시점에 더 시급한 과제는 월 2회 의무 휴업을 없애 고객들이 거리로 나오게 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마트 인근 상권에도 활기가 돌며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차원에서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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