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ETF시장에도 3배 레버리지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1093개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5일 404조627억원으로 사상 첫 400조원을 돌파했다. 2002년 10월 14일 'KODEX 200' 등 4개 ETF 동시 상장으로 시작된 국내 ETF 시장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렸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사진=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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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KODEX 200' 등 첫날 상장된 4개 ETF의 신탁재산총액은 3394억원 수준에 그쳤었다. ETF 순자산은 이후 꾸준히 상승했지만, 오랜 기간 정체를 겪었다. 2010년 말 당시 ETF시장 순자산 총액은 6조578억원에 머물렀었다.
삼성자산운용(당시 삼성투자신탁운용) 측은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당시 배재규 ETF운용팀장(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에 시장 규모가 빠르게 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배 팀장은 회사 측에 "ETF는 반드시 성공하니 기다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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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순자산총액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첫 상장 이후 무려 20여년이 지난 2023년 6월 29일에서였다. 이후 200조원 돌파는 2025년 6월 4일(201조2845억원)으로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300조원 돌파일은 올 1월 5일(303조5596억원)로 불과 6개월여 만에 100조원이 늘었다. 300조원에서 400조원 돌파까지는 석달도 소요되지 않았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이 강조하는 스노우볼 이펙트(snowball effect·눈덩이 효과)의 전형이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빠른 성장세는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증시활성화 정책과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로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증권사들은 빠른 속도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99조8000억원으로 2024년 말 431조7000억원에 비해 15.77% 늘었다. 증권사의 작년 퇴직연금 적립금은 131조4292억원으로 2024년 말 103조9276억원에 비해 26.46% 상승했다.
이 같은 머니무브의 중심에는 ETF가 있다. 이에 주요 은행장들은 은행 앱 내 실시간 ETF 거래 허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금융위원회는 2021년 유권해석에 따라 은행의 실시간 ETF 매매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금융투자업계의 반발도 거세 은행 앱에서 ETF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질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펀드매니저의 재량이 개입되는 액티브 ETF의 성장도 ETF시장의 확장을 촉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액티브 ETF는 299개로 순자산총액은 101조4181억원이다.
전체 ETF 순자산총액의 4분의 1가량을 액티브 ETF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6년 전인 2020년 4월 16일 국내 액티브 ETF는 9개에 순자산총액은 1조9317억원에 그쳤었다. 국내 액티브 ETF는 2017년 6월 채권형을 시작으로 2020년 9월에야 주식형이 허용됐다.
무엇보다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 유지해야 하는 엄격한 규제 속에서도 액티브 ETF는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 비교지수와 상관계수를 3개월 이상 유지하지 못하면 해당 액티브 ETF는 상장폐지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이 같은 규제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으나 '겁쟁이' 정부가 과연 미국 등 선진증시와 같이 상관계수 없는 액티브 ETF를 허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배 레버리지가 허용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지만, 2배 레버리지만 허용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개인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해외 종목 2위는 '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로 보유 규모가 무려 38억9237만 달러(약 5조7623억원)에 달했다. 이 ETF는 나스닥 10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14번째로 많이 가진 해외 종목도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보유 규모가 25억7163만 달러(약 3조8073억원)에 달한다. 이 ETF는 엔비디아·AMD·브로드·마이크론·TSMC 등 미국의 30대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ICE반도체지수(ICE Semiconductor Index)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미국 3배 추종 ETF 단 2개가 국내 투자자의 자금 10조원가량을 빨아들인 셈이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부장은 최근 출간한 저서 'ETF 투자의 정석-안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ETF 투자 전략'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상장된 3배짜리 ETF로 몰리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며 "이제 성숙한 ETF 투자자가 됐으니 국내에도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현대증권(현 KB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을 거치며 ETF 관련 업무만 20여년을 넘게 한 1.5세대 ETF 전문가다. 그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중국본토 CSI300 지수를 추종하는 'ACE 중국본토CSI300'나 베트남에 투자하는 'ACE 베트남VN30(합성)' 등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는 글로벌 명품 종목을 담은 'HANARO 글로벌럭셔리S&P'을 국내 최초로 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이 50%가 넘는 'HANARO Fn K-반도체'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2021년 7월 상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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