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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10대 사이에서 마른 몸을 자기관리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마운자로, 위고비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의약품안전서비스(DUR) 점검 여부로 처방 동향을 파악합니다. 실제 비만치료를 위해 쓰인 것인지, 미용 목적으로 쓰인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어려운 점 유의 바랍니다.
관전포인트
마른 몸에 대한 선호 현상이 교실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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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아침 등굣길. 사진은 기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박효상 기자
‘극단적 마름’이 최근 10대 사이에서 ‘자기관리’로 탈바꿈 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성장기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대 마운자로 이용자 처방 건수는 지난해 8월 82건에서 지난 5월 2594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고비 처방 건수 역시 982건에서 2280건으로 늘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GLP-1 작용을 기반으로 한 비만 치료제다.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하는 핵심 수용체를 자극해 사용자의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원리다.
10대 비만치료제 사용 사례가 급증하며 미용 목적의 처방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인다.
교육 현장에서는 ‘마른 몸 유행’의 부작용이 이미 교실에 뿌리내렸다는 증언이 나온다. 체형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이 스스로 신체를 부정하거나 급식을 거르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에 재직 중인 4년차 A 교사(28·여)는 “저체중임에도 교사를 찾아와 요즘 살이 쪘다는 등 한탄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며 “여학생들 사이에서 ‘숏폼 영상에서 모 연예인을 봤는데 몸매가 미쳤다.’ ‘그렇게 되려면 얼마나 굶어야 하느냐’는 대화를 흔히 들을 수 있다. 교과 시간에 영상을 볼 때도 내용보다 등장인물의 몸매·체중에 관심을 갖곤 한다”고 설명했다.
A 교사는 “학급에 학생들의 급식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 독려 역할을 하는 ‘급식대장’ 역할을 따로 둘 정도”라며 “교사가 직접 교실로 가서 학생들에게 급식을 권하거나, 급식실까지 데려가도 반찬만 받거나 거의 버리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수도권 내 중학교에서 근무 중인 B 교사(30대·여)도 “보통 체중임에도 자신을 너무 뚱뚱하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다이어트를 주제로 대화할 때 이미 날씬하다는 말을 듣고 놀라거나 부정하는 걸 봤다. 건강과 거리가 멀 정도로 마른 친구에게서 ‘다이어트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급식을 먹지 않는 학생들이 꽤 보이고, 잔반 지도를 할 때면 밥과 반찬을 대부분 버리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며 “자신의 몸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도 전인데, 다이어트 콘텐츠나 마른 체형이 예쁘다는 말을 통해 이런 생각이 많이 퍼진 것 같다”고 전했다.
체중 감량에 사용되는 비만약 위고비. AP
10대 내 확산하는 ‘마른 몸 열풍’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이미 프로아나 등 이른바 ‘뼈말라’ 체형을 원하는 청소년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거식증·마약류 식욕억제제 등 키워드가 붙어 음지 문화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문제는 현재 마른 몸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층이 마른 몸을 미의 기준으로 인식하며 극단적인 다이어트에 동참할 위험도 커졌다.
전문가는 마른 몸이 또래 집단에서 ‘자기관리의 상징’으로 자리잡으면 신체 불만 역시 극대화된다고 경고한다.
박진우 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건강, 운동, 자기관리라는 표현을 통해 마른 몸을 성실성과 자기통제의 결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인플루언서의 존재와 또래 간 비교·칭찬이 더해지며 마른 몸이 곧 ‘뷰티 스펙’이라는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교실에서 매일 만나는 친구가 현실적인 비교 기준이 되기 때문에 친구의 감량이나 적은 식사량을 ‘내집단의 정상적인 자기관리’로 받아들이기 쉽다”며 “반복적 비교가 신체 불만을 높이고 절식, 과도한 운동,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마른 체형에 대한 선망이 극단적인 생활 습관으로 이어질 경우, 성장기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용희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자신의 몸을 왜곡하는 습관은 불필요한 감량으로 이어지는데 자칫하면 섭식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성장기에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골밀도나 근육량 등 신체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여학생의 경우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 생리불순 등을 겪을 수도 있다”며 “잘못된 식습관은 신체적 이상뿐 아니라 장기적인 심리 문제로 번질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희령 기자 b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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