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 새 지수 5단계 레벨업…시가총액 6천조 넘어 7천조 ‘눈앞’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정책·개미 유입이 동반된 이례적 랠리
코스피가 6일 종가 기준 7000선을 넘어 7300선에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47.57포인트(6.45%) 급등한 7384.56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1년 전 2300선 붕괴 우려까지 나왔던 코스피는 12개월 사이 3000→4000→5000→6000→7000까지 1000포인트 단위를 다섯 차례 넘어서며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수 급등과 함께 국내 증시 몸집도 빠르게 불어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6000조원을 돌파했고, 코스피가 7400선에 근접한 현재 전체 시가총액은 6700조원대까지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 ‘셀 코리아’에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선 점이 결정적이었다. 트럼프 2기 출범, 상호관세 ‘해방의 날’ 충격, 계엄정국 등으로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정치 리스크 완화와 함께 작년 중반부터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서며 불장을 점화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국장 복귀’도 랠리를 지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1억509만개로 1년 새 6.9% 늘어 사상 처음 1억개를 넘어섰다. 개인들은 본인 계좌뿐 아니라 자녀 명의 계좌까지 잇따라 개설하며 증시에 재진입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수만 명의 미성년자가 신규 계좌를 열었고, 이들 계좌의 순매수 상위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 S&P500·나스닥100 ETF 등 AI·빅테크 관련 종목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랠리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붐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구조적 이슈로 부각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배, 4배 이상 늘어나는 실적을 내놓으며 기대를 현실로 확인시켰다. 국내 주요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가 전례 없는 속도로 상향 조정되자,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기 환경에서도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AI 인프라 관련주로 전세계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시장이 우려했던 만큼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작년 4월 이후 코스피 지수는 3배 이상 뛰었지만,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안팎에서 26배 수준으로 약 두 배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8배에서 2배 초반대로 올라섰지만, S&P500 편입 종목 평균 PER·PBR이 각각 26배, 5배 중반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를 고평가 구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국제유가와 지정학 리스크, AI 투자 피크아웃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지수 급등 속도에 비해 변동성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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