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200IT레버리지, 하루 24% 급등…반도체 ETF 수익률 일제히 두 자릿수
노무라 “코스피 1만1000 가능” 상향…삼전·하닉 단일 레버리지 ETF 출격 임박
코스피 7815 마감
코스피가 7,800선을 회복하며 ‘8천피’ 재도전을 향해 다시 뛰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 합의와 미국 반도체·금융시장의 겹호재, 중동 정세 완화 기대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대형주와 삼성그룹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장 초반부터 불기둥처럼 치솟았다.
2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06.64포인트(8.42%) 급등한 7815.59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3.85% 오른 7486.37로 출발한 뒤 종일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49.90포인트(4.73%) 오른 1105.97에 마감했다. 지수 급등 속에 오전 9시 24분 유가증권시장, 9시 27분 코스닥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연달아 발동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기도 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가와 미 국채 금리가 급락한 것이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하면서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가 완화됐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각각 5%대 하락했다. 유가 상승을 견인하던 요인이 약해지자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10bp 안팎으로 내려갔고, 전날 뉴욕증시에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대 급등하는 등 성장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는 12분기 연속 매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AI 관련 기대를 다시 자극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정 시점을 약 1시간 30분 앞두고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것이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노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구분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며 갈등 수위를 낮췄다. 파업 리스크가 완화되자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29만9500원까지 올라 ‘30만전자’를 눈앞에 뒀고, SK하이닉스도 11%대 급등으로 194만원에 마감하며 190만원선을 다시 돌파했다.
노사 타결과 글로벌 반도체 훈풍이 겹치면서 반도체·IT ETF는 폭발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 200IT 레버리지’는 전일 대비 24.63% 오른 56만3330원에 거래를 마쳐 전체 ETF 가운데 상승률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자 등 15개 개별 종목과 ‘TIGER 200 IT’ ETF를 담은 상품으로, 이날 코스피 상승률(8.42%)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익률을 나타냈다. ‘TIGER 반도체 TOP10 레버리지’와 ‘KODEX 반도체 레버리지’도 각각 20.85% 올라 2·3위를 차지했다. 현물 반도체 ETF도 ‘TIGER 200IT’(11.94%), ‘KODEX 200IT TR’(11.92%)을 비롯해 AI·핵심공정·장비 테마 ETF들이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는 삼성그룹 전반으로 확산됐다. ‘TIGER 삼성그룹’과 ‘KODEX 삼성그룹’은 각각 8.77%, 8.73% 상승했다. 두 ETF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34%대 중반이며, 두 상품 모두 삼성전자 다음으로 삼성전기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 노사 타결로 그룹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줄어든 데다, 전날 발표된 삼성전기의 대규모 실리콘커패시터 공급계약까지 더해지면서 그룹주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수급 측면에선 개인과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18억원을 순매도하며 11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지만, 직전 10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4조원대 순매도에 비해 매도 강도는 크게 둔화됐다. 개인은 그동안 40조원가량을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쳤다가 이날 2조6386억원을 순매도하며 11거래일 만에 차익실현에 나섰다. 대신 기관이 2조8846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고, 이 가운데 금융투자와 투신이 대부분을 채웠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이탈이 일단 멈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랠리가 본격화되면서 코스피 추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근거로 올해 코스피 목표 범위를 1만∼1만1000으로 상향 조정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59만원, 40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달 말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 상장될 예정이어서 관련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주목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투자 사전 교육에는 9만명 넘는 투자자가 신청해 8만4000여명이 수료를 마친 상태다.
다만 증권가는 단기 급등과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장 마감 기준 71선에서 큰 폭으로 내려오지 못했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지난 15일 ‘8천피’ 터치 이후 코스피가 하루 변동폭 600포인트 안팎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던 만큼, 추가 상승 과정에서도 차익 실현과 대외 변수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민병권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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