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노스아일랜드 해군항공기지에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이 입항하자 장병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전쟁 지원을 위해 해상 임무를 수행한 미국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322일 만에 본토로 돌아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링컨호는 8일 오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노스아일랜드 모항에 입항했다. 지난해 11월 출항한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이날 샌디에이고 만에는 동이 트기 전부터 장병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몰려들었다. 링컨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꽃과 풍선·성조기를 든 가족들이 환호했고 현장에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
11개월 만에 가족 품…“남편이 놓친 순간 너무 많아”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노스아일랜드 해군항공기지에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CVN-72)이 입항한 가운데, 하선한 장병들이 가족들과 재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남편을 기다리던 브렌다 리바스는 “복잡한 기분”이라며 “남편이 (아이의 탄생부터 성장까지) 놓친 순간이 많아 설렘보다 슬픔이 더 크다”고 말했다.
생후 10주 된 아기와 함께 남편을 맞으러 나온 매켄지 앳킨스는 “여러 번 (남편의 귀환을) 기대했다가 미뤄지곤 했다”며 “이제 진짜구나 싶어 흥분되고 긴장되기도 한다”고 했다.
아들을 기다리던 제이슨 티스데일은 “내 아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힘든 파병이었지만 그 시련을 넘었다. 아들을 환영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265일 연속 해상 체류…식량난에 자살 시도 8건
링컨호는 이란 해상봉쇄 작전을 수행하던 중 바레인의 물류 기지가 파괴되면서 식량과 연료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임무에서는 항구에 한 번도 기항하지 않고 265일 연속 바다에 머물며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노스아일랜드 해군항공기지에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CVN-72)이 322일간의 파병 임무를 마치고 모항으로 귀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링컨호에 복무 중인 아들을 둔 한 여성은 지난봄 아들이 왓츠앱을 통해 비누와 치약조차 구하기 어려운 ‘제3세계 수준’의 생활환경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아들이 보내온 사진에는 곰팡이가 핀 선체 내부와 부실한 식사가 담겨 있었다. 식판에는 국수 몇 가닥과 삶은 달걀 2개·묽은 수프가 전부였다. 이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그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기 아들을 단 며칠이라도 링컨호에 보내보라고 해라. 분명 그 아들은 못 버틸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장병의 어머니인 빅토리아 토지도 아들로부터 식사 배급량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장기간 이어진 해상 생활로 장병들의 정신건강도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립감을 호소하는 장병들이 늘었으며 임무 기간 총 8건의 자살 시도가 보고됐다.
美 국방장관 “사기 저하·실패한 임무 아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링컨호가 입항하기 전 헬기를 타고 함정에 도착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링컨호에 대통령 부대 표창을 수여한 뒤 “일부 언론이 링컨호를 사기 저하나 실패한 임무의 상징으로 만들려 했다”며 “제가 직접 보고 대화한 결과 그 반대”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사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코로나도의 노스아일랜드 해군항공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파병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가운데, 장병이 가족이 재회하며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댓글
0